3,606 읽음
에코 종이컵ㅡ일회용 중독자에게 면죄부를 주다
커피는 좋아하지만
설거지가 귀찮은 나를 위해

믹스커피는 무조건
종이컵에 마셔야
맛이 난다는 신랑을 위해

몸에 열이 많은 피끓는 청춘의
음료수를 달고 사는 아들을 위해

울집에서 종이컵은
떨어지면 답답한
숟가락 젓가락 같은 존재로
정수기 바로 옆 고정이다

흰종이컵을 하루에도 몇번씩 쓰다보면
몸에 안 좋을 거란 생각에
늘 불인했는데
소시 윤아가 에코 종이컵을 쓰는 걸 보고
나도 따라 사봄

순수천연펄프로
무표백
무형광
무방부
무화학
이라고 한다

갈색의 용기로
원가 가공하지 않은
날 것의 느낌이 좋다

여러번 사용해도 좋고
버리면 흙이된단다

일반 종이컵에 비해
화학성분이 덜 들어가서 그런가
약간 얇고 흐물거리는 듯하나
이틀 물 담아둬보니 끄떡없응

예전 어떤 일반 종이컵은
재탕하거나 물 담아두고
한참 시간 지나먼
종이컵 밑이 탄력이 없어지는 것도 있었다

암튼 이 종이컵은
울가족에게나 지구에게나
뭔가 덜 미안함이 들게하는
순박한 효자상품이다
1000개를 샀더니
부피가 커서
바구니에도 담아두고
씽크대 여기저기 빈틈에 쑤셔놓음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