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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곡㊺] 김양 '우지마라', 사랑과 인생 빗댄 서사곡
더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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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은 다소 늦게 가요계에 진입했다. 2008년 1월 데뷔곡으로 내놓은 우지마라(홍진영 작사 작곡)는 그의 데뷔곡이자 유일한 히트곡이 됐다. /더팩트 DB
트로트가 밝고 젊어졌다. 최근 몇 년 사이 방송가에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서다. 전통적으로 중장년층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트로트 팬층도 훨씬 넓고 깊고 다양해졌다. 덕분에 잊혔던 곡들이 리바이벌 돼 역주행 신화를 만들기도 한다. 누구나 무명시절은 있기 마련이고 터닝포인트도 있다. 수많은 히트곡을 낸 레전드 가수들 역시 인생을 바꾼, 또는 족적을 남긴 자신만의 인생곡에 각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 단 한 두 곡의 히트곡만을 낸 가수들이라면 더욱 애틋할 수밖에 없다. 가수 본인한테는 물론 가요계와 팬들이 인정하는 자타공인 트로트 인생곡들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강일홍 기자] 가수 김양의 매력은 목소리다. 위로하듯 따뜻하고 감미로운 보이스는 그만의 강력한 무기다. 발라드 가수 연습생 시절을 거쳤고, 트로트 가수 데뷔 직전에는 3년간 MBC 합창단 활동을 하며 음악적 깊이를 더했다.

"원래 제가 좋아했던 음악은 소울(soul)이에요. R&B보다는 묵직함이 좋았어요. 발라드에서 트로트로 전향한 건 트로트를 좋아하신 부모님 영향이 컸죠. 애초 제가 선호했던 장르는 아니었지만 이질감은 없었어요. 어려서부터 익숙했으니까요."

김양은 발라드부터 록, 펑키, 재즈, 트로트까지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지난해 MBC '복면가왕'에 출연해 현진영의 '소리쳐봐'를 강렬하게 불러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깜짝쇼로 패널들을 놀라게 했을 정도다.
발라드부터 록, 펑키, 재즈, 트로트까지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김양은 지난해 MBC 복면가왕에 출연해 현진영의 소리쳐봐를 강렬하게 불러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우노에프엠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는 다소 늦게 가요계에 진입했다. 다행인 건 데뷔 전까지 여러 장르를 섭렵하다 트로트를 부르면서 맑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대중적 호감을 더했다. 2008년 1월 데뷔곡으로 내놓은 '우지마라'(홍진영 작사 작곡)는 그의 데뷔곡이자 유일한 히트곡이 됐다.

'우지마라 우지마라 사랑이란 다 그런거다/ 저마다 아픈 사연 가슴에 묻고 살지/ 우지마라 우지를 말어라 우지마라 우지마라/ 사랑이란 다 그런거다 저마다 아픈 사연 가슴에 묻고 살지/ 미련일랑 남기지 말어라 정해진 운명이야 팔자라 거니/ 달려라 외길인생 후회는 없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구나/ 우지마라 우지를 말어라'(김양의 '우지마라' 가사 1절)

'우지마라'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붐을 이루면서 뜨겁게 재조명됐다. '미스터트롯' 멤버 정동원 장민호가 '사랑의 콜센타' 등에서 불러 주목을 받았고, 특히 임영웅이 공식 유튜브 채널 '임영웅'에 게재된 '임영웅 Cover 우지마라 (김양)'의 폭발로 '역주행'을 쓰기도 했다.
김양은 발라드 가수 연습생 시절을 거쳤고, 트로트 가수 데뷔 직전에는 3년간 MBC 합창단 활동을 하며 음악적 깊이를 더했다. /우노에프엠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당시 소속사가 느닷없이 트로트 곡을 부르라고 들이밀 때는 속상했어요. 제 장르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당황스러웠죠. 지나고보니 제가 좋아하는 노래보다 팬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게 답이더라고요. 가수의 운명은 역시 노래가 만들어주는 것같아요."

김양은 자신의 인생곡 '우지마라'의 매력에 대해 "사랑과 인생의 쓰고 단맛을 단 한번이라도 느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사에 있다"면서 "각자 자신의 감정에 실어 편안하게 부르면 된다"고 말했다. 1절은 사랑에 얽힌 사연, 2절은 인생을 담고 있다.

김양은 '우지마라' 히트 이후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사랑이숑' '그래요' '당신 믿어요' '연분' '흥부자' '브라보코리아' 등을 꾸준히 발표했다. 정통트로트에 블루스를 가미한 신곡 '이 정을 어찌'(김호남 작곡 최송학 작사)는 이번달 정식 음원 발표를 앞두고 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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