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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스포츠 레전드 '쓰리박' 퇴장, 명품 식재료 아쉬운 요리
더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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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욱PD(왼쪽부터), 박지성, 박찬호(화상), 박세리, 이민지PD가 지난 2월 열린 MBC 예능 프로그램 쓰리박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MBC 제공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명품 식재료로 아쉬운 요리가 나왔다. 말미에 나온 메인 디쉬도 시청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진 못했다. 박찬호, 박세리, 박지성이라는 국민적 스포츠 영웅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 예능 프로그램 '쓰리박'은 기대와 달리 시청률 부진 속 종영한 프로그램이 됐다.

20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8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쓰리박 : 두 번째 심장'(이하 '쓰리박') 마지막회는 2.3%의 시청률(전국 기준)을 기록했다. 4.4%의 시청률을 기록한 첫 회와 3.2%로 주춤한 2회를 제외하면 마지막회인 10회까지 1~2%대 시청률에 그쳤다.

'쓰리박'을 연출한 노승욱 PD가 지난 2월 열린 '쓰리박' 제작발표회에서 "3명의 꿈의 조합은 방송가의 숙원 사업이었다"고 한 말이 무색한 결과다. '영구 까방권'을 가진 스포츠 스타들의 일거수일투족 만으로도 뜨거운 화제를 모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상은 크게 어긋난 모양새다.

'쓰리박'은 먼 타국에서 한국으로 희망과 용기를 전했던 '스포츠 레전드'들이 각기 다른 특급 프로젝트에 도전한다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야구 레전드 박찬호는 골프를, 골프 레전드 박세리는 요리를, 축구 레전드 박지성은 사이클에 도전했다.

그러나 방송은 마치 '1인 방송'을 보는 듯한 전개로 흘러갔다. 3명이 한 자리에 모인 모습이나 이들의 '케미'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의 욕구를 해소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레전드'들의 현역 시절 함께 땀을 흘렸던 스포츠 스타들이 출연해 에피소드를 전하거나 과거를 회상하는 모습 등 감동적인 요소는 있었으나, 도전 과정이 진지하게만 흘러가면서 재미 부분에서 큰 기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해석도 있다.

또한 '투머치토커', '쎈 언니' 등 별명으로 타 방송에서 '스포테이너(스포츠 스타+엔터테이너)'로서 가치를 증명했던 박찬호와 박세리의 예능적 면모가 부각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분명히 '쓰리박'은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다큐멘터리 장르를 보는 듯했다는 일부 시청자 의견도 나온다.

경쟁 프로그램들이 타 방송사의 간판 프로그램이었다는 점도 '쓰리박'의 부진에 한 몫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와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모두 200회를 넘긴 프로그램으로 두 자릿수 시청률이 보장된 장수 프로그램이다. 모두 각 방송사 시상식의 연예대상을 배출했으며 고정 시청자들을 여전히 확보하고 있다. '쓰리박'은 새로운 얼굴과 시도 등은 좋았으나 타 방송사 간판 프로그램의 아성을 넘기에 역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방송 편성이 아쉬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쓰리박'은 시작부터 파일럿 프로그램이 아닌 정규방송으로 편성됐다. 대부분의 신규 예능 프로그램이 파일럿 단계를 통해 시청자 반응을 살펴보고 향후 정규편성을 결정하지만 '쓰리박'은 다소 과감한 편성을 시도했다. 또 많은 시청자들이 TV 앞에 모이는 명절에 첫 방송을 했으며 첫 회 시청자 반응도 괜찮았기 때문에 이후 시청률 부진은 아쉽게 비춰진다.

결국 명품 식재료를 통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으나 화제성을 유지할 수 있는 요리의 깊은 맛은 크게 미흡했다는 해석이다. 급기야 4회부터 9회까지는 1%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이어가더니 마지막회인 10회에서 겨우 2%를 넘기며 막을 내렸다. '스포츠 레전드'들의 식지 않은 열정과 도전 정신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향후 이들의 예능 조합을 다시 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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