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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아 "정세균 나몰라라 퇴임"…진땀 뺀 '대타' 홍남기
더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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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사임과 선관위 중립성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에게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질문하는 허 의원. /국회=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대신해 직무대행 자격으로 출석해 야당의 질타를 온몸으로 받았다. 야당은 정 전 총리의 코로나 위기 상황 속 사임과 4·7재보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중립성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정 전 총리의 사임을 먼저 문제 삼았다.

그는 "대체 어떻게 된 정부·여당이길래 이러는지 모르겠다. 여당의 무시로 선관위원장조차 부르지 못하고 내각 최고 책임자인 국무총리조차 나 몰라라 퇴임해 버리는 지금의 현실이 과연 우리 정부 수준인지 정말 참담하다"며 "적어도 후임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임명될 때까지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게 공직자로서 국민에 대한 도리인데 현직 국무총리가 본인의 대권 행보를 위해 국회출석 의무조차 저버리고 퇴임하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이 엄중한 코로나 방역 위기 속에서 위기대응을 총괄지휘해야 할 총리가 개인의 정치적 이유로 자리를 비웠는데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마치 이를 당연한 듯 용인하고 있어 이건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에 총리 직무대행으로 출석한 홍 부총리는 "당연하게 용인한 건 아니다. 물러난 총리가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후임 총리가 올 때까지 계시지 않고 물러났는데 제가 설명해 드릴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과거 여러 사정으로 경제부총리가 직무대행한 적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총리가 안 계셔서 직무대행하지만 국정에 한치의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야당은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대정부 질문 불출석과 재보선 기간 중립성 논란도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노 위원장의 본회의 출석은 허 의원이 출석 요구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의결 요건(의원 과반수 찬성)을 갖추지 못해 무산됐다.

허 의원은 "오늘 본회의에서 선관위원장 출석이 무산된 건 국회에서 여야가 원만히 합의된 게 아니라 수와 힘에 밀려서 관철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만약 선관위의 편향성이 야당의 의심과 국민적 의혹을 넘어 의도를 가진 불법적 행위라고 밝혀진다면 선관위원장조차도 탄핵 대상이 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홍 부총리도 "그 판단은 국회에서 하면 되지 않나"라며 "오히려 선관위 업무를 왈가왈부 이야기하는 게 선관위의 독립성 헤치는 것"이라고 맞섰다.

허 의원은 또 재보선 기간 더불어민주당 당 색인 파란색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 서울 지역 '택시 래핑' 선거홍보물 사용, 교통방송(TBS) '#일(1) 합시다' 구독 캠페인, 서울 마포구 주민센터 부착 홍보물 등에 대해 선관위가 사전 선거운동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 편파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때마다 홍 부총리는 "선관위의 판단을 존중한다. 행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소극적인 방어 태도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선관위의 여당 편향적 홍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허 의원 물음에 "제가 공직생활을 36년 했는데 공직 경험한 바로는 선관위에 있는 공무원들이 그렇게 편향적으로 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허 의원이 제시한 선거홍보물 중립성 훼손 사례에 대해서도 "지하철역 1번에 있는 걸 사진 찍어서 '무슨 생각 나냐'고 물어보는 것하고 똑같지 않나. 어느 지하철을 가던 지하철 출구가 1번에서 8번까지 있다. 지금 저한테 의견을 자꾸 물어보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하면서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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