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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친이랑 단둘이 술 마시는 여자친구, 제가 옹졸한가요?
십중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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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간의 다툼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원인, 바로 이성친구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일명 ‘여사친’, ‘남사친’으로 불리는 이성친구들은 오랜 시간 격 없이 친하게 지내왔단 이유로 연인과 잦은 만남을 가지는 경우가 많죠. 친한 이성친구 문제로 기분이 상한 걸 티 내려니 어쩐지 내가 쪼잔한 사람이 된 것 같고, 그렇다고 참고 지나가려니 연인에 대한 미움이 쌓여가는 것 같아 속앓이만 하게 되죠. 오늘 사연의 주인공 A 씨 역시 여자친구의 ‘남사친’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이라는데요, 그의 고민을 함께 만나보시죠.
오늘 사연의 주인공 A 씨는 30대 초반의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그에게는 현재 만난 지 1년째에 접어든 직장인 여자친구가 있죠. 그녀는 귀여운 외모에 애교 많은 성격을 지니고 있어 그간 A 씨가 바라왔던 이상형과도 꼭 맞는 사람이었는데요. 때문에 A 씨는 여자친구와의 연애가 너무 행복했죠.
사실 A 씨는 지금의 여자친구를 만나기 전에는 연애 경험이 없는 ‘모쏠’이었습니다. 남중과 남고를 거쳐 공대에 진학했던 그는 주변에서 여자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죠.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직장 역시 남초로 소문난 곳이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연애 사업이 막막하기만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회사 동기가 A 씨에게 소개팅을 주선해 주었고, 덕분에 지금의 여자친구를 만나게 되었죠.
첫 여자친구인 만큼 A 씨는 여자친구에게 정성을 쏟았는데요. 주말이면 근교 도시의 맛집을 찾아다니고, 종종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해 그녀를 감동시키기도 했습니다. A 씨의 여자친구 역시 그의 지극정성에 그에게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하곤 했죠. 하지만 달콤한 사랑의 행복이 매일같이 지속되지는 못했습니다.
남중과 남고, 공대를 거쳐온 A 씨와는 달리 그의 여자친구는 학창 시절 줄곧 남녀공학에 재학했던 터라 여사친 못지않게 남사친들이 아주 많았기 때문입니다. 여자친구는 남사친들이 여럿 섞인 단톡방에 속해 있는가 하면, 종종 17년 지기 친구라며 그들과 모임 자리를 갖기도 했죠.

여자친구가 남사친과 가깝게 지내는 모습을 볼 때마다 A 씨는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여자친구가 자신을 쪼잔하다고 생각할까 봐 그냥 속앓이만 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A 씨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A 씨와 데이트 중이었던 여자친구는 저녁에 친구와 약속이 있다며 자리를 떠났죠. A 씨는 여자친구를 믿었기에 별다른 물음 없이 그녀를 보내주었는데요. 하지만 여자친구는 그날 하루가 꼬박 다 새도록 A 씨의 연락을 받지 않았죠.
다음 날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됐냐는 A 씨의 물음에 여자친구는 친구들과 12시까지 술을 마시느라 핸드폰을 못 봤고, 이후엔 집에 들어가 잠들어 버리는 바람에 연락을 못했다고 대답했습니다. 이상한 촉을 느낀 A 씨는 어제 만난 친구가 누구냐고 물었는데요. 그녀는 태연한 표정으로 평소 거슬렸던 남사친의 이름을 댔습니다.
그들의 이름을 전해 들은 A 씨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고 말았습니다. 애초에 그 친구가 남자라고 미리 말해준 것도 아니거니와, 남자와 밤늦게 단둘이 함께 술을 마셨다는 그녀의 말이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죠. 하지만 여자친구는 참았던 화를 터뜨린 A 씨에게 “17년 지기 친구라 네가 생각하는 그런 관계 아니다”라며 오히려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는데요. 이어 “서로 아무 감정 없는 진짜 친구다. 옹졸하게 왜 이러냐”라는 말을 덧붙였죠.
하지만 A 씨에게는 그녀의 말이 말도 안 되는 헛소리로만 들릴 뿐이었습니다. 이에 그는 “두 번 다시 그놈 만나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라고 얘기했는데요. 여자친구는 “내가 너 때문에 왜 친구를 잃어야 돼?”라고 대답했으나, A 씨가 다시 그 친구를 만나면 헤어지는 걸로 알겠다며 강수를 두자 마지못해 알겠다는 대답을 했습니다.

사실 A 씨는 여자친구에게 슬슬 결혼 얘기를 꺼내려 생각하고 있었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을 겪고 나니 도저히 다른 남자랑 밤늦게까지 술 마시는 여자랑은 살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평생 ‘여사친’이 없었던 A 씨는 정말 남녀 사이에 격없는 친구관계가 존재할 수 있는지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상태인데요. 정말 그녀의 말대로 자신이 옹졸한 것인지, 아니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녀를 이쯤에서 놓아주는 것이 맞을지 고민 중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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