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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투어 개막부터 300야드 장타 뻥뻥, 돌아온 골프의 계절[SS 현장속으로]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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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첫 날부터 300야드(약 274m) 이상 장타자들이 속출했다.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에서 폭발적인 장타를 앞세워 깜짝 우승을 따낸 패티 타바타나낏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진출했나 싶을 정도였다.

골프의 계절이 돌아왔다. KLPGA 정규투어가 8일 제주 서귀포에 있는 롯데스카이힐CC 제주에서 개막했다. 국내 개막전으로 자리잡은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첫 날부터 300야드 이상 장타를 뿜어내는 선수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 확산세 탓에 무관중 대회를 하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루키’ 김희준(21)이었다. 중1때 골프를 시작해 드림투어 상금랭킹 8위 자격으로 정규투어 데뷔 기회를 얻은 김희준은 이날 첫 홀 첫 샷을 340.7야드나 보냈다. 롯데스카이힐CC제주 1번홀은 400야드 파4인데, 왼쪽 235야드 지점에 벙커를 설치해 선수들의 실수를 유발했다. KLPGA 투어 선수들의 드라이버 평균이 240야드 가량 되는데다 평소 앞바람이 부는 지형적 특성도 고려한 코스 설계였다. 살떨리는 데뷔전 무대 첫 티샷에 나선 김희준은 짧고 간결한 스윙으로 폭발적인 장타를 뽐내 눈길을 끌었다.

벙커를 훨씬 지나 약 270야드 지점에 떨어진 공은 내리막을 타고 한참을 굴러 갔다. 뒷바람과 내리막 등의 도움을 받았다더라도 정규투어 데뷔전 첫 샷을 실수없이 270야드 이상 때려낸 것만으로도 강심장이라는 것을 대변했다. 김희준은 4번홀(파5)에서 308야드, 10번홀(파4)에서 291.2야드를 때려 타고난 장타자라는 것을 과시했다. KLPGA투어 대표 장타자인 김민선5(298.7야드) 인주연(298.4야드) 유해란(300.5야드) 보다 더 멀리 보냈다. 김희준은 “원래 잘맞으면 멀리 나간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55야드 정도되는데, 1번홀에서는 뒷바람에 내리막을 타서 많이 간 것 같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는 “데뷔전이라 엄청 떨렸다. 차분하게 플레이하려고 노력했는데, 잘 됐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바꿔 이븐파를 기록한 김희준은 루키 중에 가장 좋은 성적으로 첫 날을 마무리했다.
장타자들이 개막 분위기를 화려하게 빛냈다면, 지난해 우승자들은 견고함으로 밀도를 높였다. 베테랑 장하나(29·BC카드)는 침착한 플레이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바꿔 4언더파 68타로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통산 17승(LPGA투어 3승 포함)을 따낸 장하나는 “바람이 많아 긴장했지만, 개막전 시작을 잘해서 남은 라운드가 기대된다”며 “고등학교 때 이후 처음으로 국내에서 전지훈련을 했는데, 추워서 긴장감을 갖고 개막을 준비했다. 체력과 유연성을 강화하고, 스윙도 편하게 치는 쪽으로 바꾼 게 도움이 됐다. 역대급으로 좋은 코스 상태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통산 20승을 하면 영구시드를 얻는다. 영구시드는 선수에게는 꿈 같은 일이라, 내심 희망을 품었다”면서 “올해 자격요건이 30승으로 상향조정돼 ‘내겐 기회가 없겠구나’ 싶은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매번 가울에 우승하는 편인데 올해는 봄에 우승하고 싶다. 다치지 않고 즐겁게 시즌을 치르는 게 개막일의 목표”라고 말했다.

무관중 탓에 대회장은 조용한 분위기였지만 녹색 필드 위에 선 선수들은 치열하게 개막전 우승을 향해 시원한 샷을 날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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