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10 읽음
서울 속 빈티지 가구 SHOP ➊ 컬렉터 이종명이 고른 바우하우스의 미감, MK2 쇼룸
리빙센스
1

지금은 그야말로 빈티지 가구 숍 춘추전국시대.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오리지널 빈티지 디자인 가구 숍 네 곳과 그곳을 운영하는 이들을 만났다.

‘MK2 쇼룸’과 컬렉터 이종명
노련한 수집가가 고른 바우하우스의 미감

국내 오리지널 빈티지 가구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MK2이다. 사진가이자 국내 1세대 가구 컬렉터인 이종명 대표는 2000년대부터 오리지널 디자인 가구의 가치를 말해왔다. 흔히 ‘바우하우스 디자인’이라불리는 독일의 건축적이고 조형적인 가구들을 국내에 소개해온 지 20년. 그는 최근 mk2 평창동 쇼룸을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으로 옮겼다.
회색 콘크리트로 만든 외관은 마치 북한강 옆에 놓인 바위처럼 보인다. 단층 식당들이 모여 있는 골목에 숨어 있어 이곳에 건물이 있다는 것을 모른다면 우연히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건물 뒤로 슬쩍 돌아서자 비로소 건물의 입구가 드러난다. 콘크리트 벽면으로 둘러싸인 층고 높은 건물에 들어서면 가구와 함께 거대한 우주선에 탑승한듯한 기분이 든다. 노련한 수집가가 고른 가구들은 이 위엄 있는 건축에도 기죽지 않고, 씩씩하게 거기 서서 멋진 공간을 완성한다.
이종명 대표는 갤러리처럼 흰 벽과 바닥이 있는 공간에서는 전 형적인 방식으로 가구를 선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노출콘크리트 마감은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하기 위한 선택인 셈.
이종명 대표는 갤러리처럼 흰 벽과 바닥이 있는 공간에서는 전 형적인 방식으로 가구를 선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노출콘크리트 마감은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하기 위한 선택인 셈.
MK2 쇼룸은 왜 양평 서종으로 이전했나요? 한적하고 넓은 공간에서 MK2의 감각을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빈티지 가구를 소비하는 문화가 바뀐 것도 이유이고요. 처음 MK2를 만들었던 때만 해도 사람들이 모이는 거리에서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노출하는 게 목적이었어요. 지금은 가구를 꼭 보고 싶은이라면 그곳이 어디든 찾아오죠.

어떤 방식으로 공간을 구획했나요? 쇼룸 이전을 결정한 후, 건축가 조병수 선생님과 이곳에 들른 적이 있어요. 당시 조병수 선생님이 이곳의 지형지물을 보자마자 건축에 대한 청사진이 떠올랐다고 하셨어요. 건물의 입구처럼 보이는 곳을 가리고 측면에 작은 테라스를 만들고 그곳을 입구로 구획해서 “어? 여기 뭐가 있네?” 하는 의외성을 주고 싶다고 하셨어요. 1층과 2층은 여러 가구를 덩어리로 생각하며 배치했습니다. 가구가 오브제처럼 강렬한 인상을 발휘해 건축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한 거예요. 손님으로 하여금 이렇게 산재한 가구들 중에 마음에 드는 무언가를 찾아내는 재미를 주기 위함도 있습니다.

이곳에선 어떤 가구들을 만날 수 있나요? 마르셀 브로이어, 루드비히 미스반 데어 로에, 에곤 아이어만 등 독일 모더니즘과 바우하우스를 대표하는 가구 디자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이 일을 해온 사람으로서, 유행하는 디자인보다는 MK2만의 스타일을 제대로 보여주는 가구를 선보이려고 해요.
의자들로 가득한 1층 공간에 앉아 있는 이종명 대표.
이곳에 온 이는 누구나 꼭 봐야 할 특별한 가구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빈티지 가구는 한 점 한 점이 유일하기 때문에 항상 그 자리에 있으리란 보장은 없지요. 하지만 이곳에는 제가 처음 컬렉팅을 시작할 때 산 의자가 있어서 그건 한 번 보시라 추천하고 싶어요. 바우하우스 디자인을 기본으로 제작한 캔틸레버 체어인데요. 마오자라는 회사에서 생산한 아주 오래된 의자예요. 지금 토넷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시트의 두께가 얇고 크기도 작죠. 낡은 의자라 앉는 용도보다는 곁에 두고 보는 용도로 씁니다. 안 파는 건 아닌데, 이상하게 아무도 가격을 묻지는 않더군요. 에곤 아이어만이 디자인한 의자의 프로토 타입이나, 바우하우스 전성기를 이끈 디자이너들이 영감을 얻었다고 알려진 리하르트 리머슈미트의 의자도 보고 갔으면 합니다.

이렇게 많은 가구들 중에서 나만의 가구를 고르기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좋은 가구를 고르는 팁을 알려주세요.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나와 어울리는가’입니다. 제아무리 아름답더라도 나와 어울리지 않으면 선택하지마세요. 저는 의자를 구매하기 전에 ‘이 의자가 나랑 어울리나요?’ 하고 묻는 사람이 제일 멋있더라고요.

MK2 쇼룸에 오고 싶은 이들은 어떻게 하면 될까요? 빈티지 가구의 가치를 느끼고 싶은 이들이라면 누구든, 언제나 환영입니다. 제가 직접 친절하게 설명해드릴게요. 단 인스타그램(@mk2showroom)의 다이렉트 메시지로 미리 예약하고 오셔야 합니다.
+ 더 많은 빈티지 가구로 꾸민 집이 궁금하다면?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