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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SNS 속 욕망을 포착" 정고요나 '필터링'전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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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 현대인들은 SNS로 촘촘하게 얽혀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으로 직접 대면이 어려워지면서 SNS는 더욱 위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정고요나 작가가 SNS를 통한 드러내기 욕망을 다룬 개인전 ‘필터링 Filtering’을 씨알콜렉티브에서 개최하고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자신의 종아리와 실내를 촬영한 셀카를 다룬 그림이 먼저 시선을 이끈다. 이어 얼굴을 클로즈업한 셀카와 휴가지의 호텔방, 붉은 색 커튼까지…마치 타인의 SNS 공간으로 들어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전시 제목 ‘필터링’(정보를 걸러내는 행위)은 중의적인 의미다. 정고요나 작가는 개인이 SNS 올려놓은 셀카(selfies)나 사진들을 필터링해 페인팅으로 옮겼다. 이에 앞서 개인이 SNS에 올린 사진들은 이미 각자의 기준에 맞게 필터링돼 게재됐으니 전시장의 작품은 두번의 필터링을 거친 셈이다.

필터링을 통과하고 이미지로 드러난 그림은 개인의 욕망과 사회적 현상 등을 고스란히 내포하고 있다. 주목받고 싶은 마음, 외국의 휴양지에서 수영을 하면서 휴식하고 싶은 욕망, 여행하고 싶은 소망 등 SNS에서 뜨겁게 들끓는 동시대성을 포착해 텍스트처럼 읽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팬데믹으로 인해 여행의 자유가 제한된데 대한 욕구가 뜨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고요나 작가는 “코로나19로 침체되고 우울한 시대인데 화사한 파스텔톤 컬러의 그림으로 밝은 기운을 전해주고 싶었다”면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유롭게 여행하고, 마음껏 휴식하는 것이 아닐까. 이 전시가 언택트 시대의 사회관계, 인간관계를 보여주는 전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람과의 대면을 그리워하는 모습으로도 해석해볼 수도 있다.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직접 만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져 이제는 SNS를 통해 만나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럽다. SNS를 통해 상대방의 일상을 매우 잘 알고 있지만, 알고보면 그 일상은 필터링을 거쳤기 때문에 전부는 아니다. 그럼에도 SNS를 통해 상대를 만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시간들이다.

정고요나 작가는 “제가 말하고 싶은 주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인물이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아닌 일반인들이 불특정 다수에게 사적인 모습을 노출하는 곳이 SNS다. 그런 현상에 주목하며 SNS속 인물 작업을 꾸준히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계속된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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