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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부터 대하사극까지…뜸하던 사극, 다채롭게 쏟아진다[SS이슈]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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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좀처럼 안방극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사극이 올해 보다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하고 다채롭게 쏟아진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퓨전 사극이 올해 안방극장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방영 중인 tvN ‘철인왕후’와 KBS2 ‘암행어사 : 조선비밀수사단’을 비롯해 KBS2 ‘달이 뜨는 강’, SBS ‘조선구마사’ ‘홍천기’, MBC ‘옷소매 붉은 끝동’ 등이 시청자를 만날 준비 중이다. 코미디, 판타지,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로 풀어낸다.

오는 3월 고구려 평강공주 주인공의 ‘달이 뜨는 강’과 선의 왕 태종의 아야기를 그린 ‘조선구마사’가 나란히 전파를 탄다. ‘달이 뜨는 강’은 공주 평강과 장군 온달의 퓨전 사극 로맨스로 김소현, 지수, 이지훈, 강하늘 등이 출연한다. 감우성, 장동윤 주연의 ‘조선구마사’는 조선 건국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악령과 엑소시즘이라는 장르적 상상력을 덧대어 만든 판타지 액션 사극 드라마로 ‘육룡이 나르샤’ ‘녹두꽃’ 등 정통사극의 대가 신경수 감독도 택한 사극 판타지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여성의 서사가 줄기가 되는 사극들도 연달아 나온다. 김유정의 5년만의 사극 컴백으로 관심을 모은 ‘홍천기’는 조선의 유일한 여자 화공 김유정과 관료 안효섭의 로맨스를 그린다. 평범한 후궁이 세자의 어머니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옷소매 붉은 끝동’은 박혜수, 김경남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SBS ‘선녀님과 빛나리 아이돌’ 등 퓨전 사극들이 줄줄이 방영을 예고했다.

역사적인 고증에 상상력을 덧댄 퓨전 사극의 인기는 각각 12%와 9%대를 넘기면서 상승세를 탄 ‘철인왕후’와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로도 확인된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퓨전사극은 타임슬립이나 코믹적인 요소 등을 투입시키고 정통사극보다 젊은 배우들을 기용할 수 있어 1020 시청층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기세를 타고 KBS도 5년 만에 대하사극 부활을 예고했다. KBS 양승동 사장은 올해 대하사극을 다시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 KBS1에서 방송한 ‘장영실’이후 끊겼던 명맥을 다시 이어가겠다는 것. 사극 제작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제작비 때문이다. 대하사극은 의상, 세트 등 역사 고증 비용이 상당하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사극은 현대극과 달리 회차가 긴데 반해 시대극이다 보니 PPL 등 광고 제약이 많아 제작비 마련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더군다나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이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TV드라마의 회차도 줄어드는 환경 변화 속에서 대하사극의 명맥을 이어가기엔 위험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OTT 대중화의 흐름을 타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리즈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한국 사극 장르의 세계화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킹덤’의 흥행을 통해 당시 배경이었던 조선시대와 ‘K갓’ 열풍이 불었다. 후속 시리즈가 나올수록 이 열기는 더해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퓨전 사극이든 정통 대하 사극이든, 사극 장르가 OTT를 통해 전 세계로 유통되기 위해선 플랫폼에 적합한 콘텐츠를 제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는 OTT 오리지널 콘텐츠 속에서 한국의 사극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역사를 재현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기록적인 가치와 함께 러닝타임 단축, 새로운 판타지적 상상력 그리고 웰메이드적인 완성도가 중요하다”고 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금씩 변화는 있지만 사극에 대한 시청자들의 갈증은 항상 존재해왔다”라며 “다만 사극 장르가 실제 역사적 배경이 있는 만큼, 실존 인물과 시대와 비교되기 쉽다. 최근 불거진 퓨전사극의 역사왜곡 논란은 넘어야 할 산이다”라고 덧붙였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tvN, KBS,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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