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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20주년다운"…보아, 더하거나 덜하지 않은 'BETTER'(종합)
더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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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가 1일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10번째 정규 앨범 BETTER를 발표한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딱 지금의 보아를 담은 앨범이다. /SM 제공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했던 가수 보아(BoA)가 또 자신만의 방법으로 앞으로의 20년을 펼쳐나간다.

보아가 1일 오전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10번째 정규 앨범 'BETTER(베터)'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20주년이란 말 자체가 거창해서 실감이 안 난다"는 보아는 많은 고민을 했지만 "나까지 의미 부여를 하면 너무 무거워서 앨범이 안 나올 것 같아 가벼운 마음"으로 작업해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딱 지금의 보아를 'BETTER'에 담았다.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보아의 20년

2020년 8월 25일 데뷔 20주년을 맞은 보아는 "20주년이란 말 자체가 거창해서 실감이 안 난다. 올해 많은 분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는데 제 입으로 말하면서도 어색하더라. 댄서 분들이 띠동갑이 들어왔을 때 오래 하고 있긴 하구나 싶다"고 담백하게 소회를 밝혔다.

2000년 8월 25일 데뷔곡 'ID; Peace B(아이디; 피스 비)'에서 "갈 수 없는 세계는 없죠"라고 외쳤던 14세 소녀 보아는 남들이 갈 엄두조차 내지 못한 길을 걸었다. 연말 가요제 최연소 대상, 한국 가수 최초 일본 오리콘차트 정상, 한국 가수 최초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진입. 대단히 의미 있는 걸음이었고 2020년 K팝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초석이 됐다.

보아는 "요즘 후배 분들의 활동은 예전의 내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영역이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감사하게도 저를 해외 진출의 선구자라고 해 주셔서 덕을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나도 나의 작품에 더 책임감을 갖고 좋은 퀄리티로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한다. 더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워낙 발표한 곡 수도 많고 히트 곡도 많고 성과도 많기에 그의 20주년을 논하려면 돌아볼 것들이 많다. 그 중 보아는 "'No.1'으로 대상을 받았을 때 기억이 크다. 그리고 제 예전 영상이 요즘 SNS에 많이 돌아다니더라. 'MKMF'에서 했던 'Girls On Top(걸스 온 탑)' 무대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지난 활동을 돌아봤다.

'Girls On Top'은 보아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곡"이라고 꼽은 곡이기도 하다. 그는 "보아의 걸크러시를 만들어준 곡이 아닌가 한다"고 자평했다.

그렇게 20년의 길을 지나 온 보아는 "가끔 생각하는데 그 어린 나이에 독하게 잘 해나가고 지켜오고 꿋꿋하게 살아남았을까 싶다"며 "전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가수였다. 음악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이 있었다. 이 음악을 낼 때의 책임감과 무대에 서는 책임감. 그것으로 이뤄지는 것 같다. 잃지 않는 건 그것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매 앨범 작업할 때 고갈된다고 느낀다. 그게 당연한 거고 다시 채워야 한다. 그리고 가끔 내가 나태해졌구나 싶을 때 저의 예전 영상을 본다. 저렇게 열심히 하던 아이가 왜 이렇게 됐지 싶으면서 자극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목표는 거창하지마 가장 단순하다. 보아는 "앞으로 30주년을 맞고 싶다. 나훈아 선배님 무대 보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 앞으로는 또 다른 10년, 20년이 있겠지만 전 퍼포먼스를 하는 가수기 때문에 몸 관리 잘 해서 꾸준히 좋은 퍼포먼스 보여드리는 게 임무인 것 같다. 목표는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30주년을 맞을 수 있도록 열심히 달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보아는 앞으로는 또 다른 10년, 20년이 있겠지만 전 퍼포먼스를 하는 가수기 때문에 몸 관리 잘 해서 꾸준히 좋은 퍼포먼스 보여드리는 게 임무인 것 같다. 목표는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30주년을 맞을 수 있도록 열심히 달리겠다고 밝혔다. /SM 제공
지금의 보아를 가장 잘 담은 20주년 앨범

그런 마음으로 완성한 'BETTER'는 타이틀곡 'Better'를 비롯해 다채로운 장르의 총 11곡이 수록됐다. 히트메이커 유영진, 켄지(KENZIE), 최정상 프로듀싱팀 문샤인(Moonshine), 런던 노이즈(LDN Noise), 인기 작사가 이스란, 조윤경, 황유빈 등 유명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 보아가 직접 작사·작곡한 곡들도 있다.

보아는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앨범이 가장 20주년다운 앨범이 아닐까 생각했다"며 "총 11곡을 수록했다. 다양한 장르의 곡을 넣으려고 했다. 듣는 분들이 다채롭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자작곡 3곡과 작사에 참여한 곡 1곡이 있다. 1년 반 정도 작업했다. 계속 노래 쓰고 녹음하고 그랬다"고 앨범을 설명했다.

타이틀곡 'Better'는 묵직한 베이스와 후렴구의 폭발적인 비트가 돋보이는 R&B 댄스 장르의 곡으로 영국 가수 아와(AWA)의 'Like I Do(라이크 아이 두)'를 샘플링해 보아의 색깔로 재해석했다. 'Girls On Top(걸스 온 탑)' 등으로 보아와 호흡을 맞춘 유영진이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했다.

보아는 "제 데뷔 곡을 써준 유영진 오빠의 곡이다. 데뷔 때 이수만 선생님과 유영진 오빠와 제가 많은 대화를 했었는데 오랜만에 지지고 볶았다"며 웃었다. 이어 "망설이지 말고 당당하게 사랑을 쟁취하라는 알앤비 댄스 곡이다. 저를 걸크러시로 기억해 주시는데 2020년 판 업그레이드된 걸크러시다. 좀 더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록곡 'Temptations(템테이션스)'는 그루비한 스트링과 몽환적인 사운드가 감각적이다. 서로의 유혹에 이끌려가는 도발적인 긴장감을 표현했다.'Cut Me Off(컷 미 오프)'는 시들해진 연인에게 쿨하게 이별을 전하는 가사가 매력적인 팝 장르의 곡으로, 묵직한 분위기의 미니멀한 사운드와 절제된 감정으로 부르는 보아의 보컬이 어우러져 차갑고 날카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또 'Got Me Good(갓 미 굿)'은 자신을 향한 날 선 시선들에서 벗어나 더욱 자유롭고 단단해진 마음을 표현한 곡이다. 그루비한 리듬에 중독성 있는 킥과 클랩 사운드가 웅장하고 결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사보다는 노래 장르로 구별을 하는 타입"인 보아는 트랙 구성에 많은 신경을 썼다. 곡 그 자체가 좋고 나쁨을 넘어 앨범이라는 큰 그림 하에 사라진 노래도 있고 새롭게 탄생한 곡들도 있다. 여러 번 바뀐 끝에 완성된 트랙리스트다. 보아는 "많은 분들이 한 번 플레이 하면 마지막 트랙까지 잘 이어질 수 있게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보아는 1일 음원 공개 후 2일 피지컬 음반을 발매한다.

[연예기획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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