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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금공원 ] # 배부른가? 배고픈자 ...
( 먼동이 눈부신 어제 아침. 탄금대 언덕길 )

새벽
창문 여니
달은 서산에
희미하게 걸려있다

(정신 맑아지고, 몸도 오늘은 개운하다)

양이
이불위 잠꼬대 한다
나를 깨우고는
지가 차지한 구겨진 이불위
잠이 깊게든 모양이다
(언덕을 조금 오르니 넓은 길이 펼쳐진다)

보일러 울고
가습기 떤다
온갖 잡세에 한 달이 빠르다
수도 전기 도시가스 임대료 ...

배달된 책 꾸러미
윗집 문앞에 있었다.
앞동 같은 홋수에 ? ... 아니다 ...
한동안 ! ... 혹시 ... 역시 ...
배달문자는 왔는데 ...

참 빠른 세상이다
어제 주문 오늘 배달 ...
( 솔숲에 갈색 낙엽 가득하다 )

흔들리는 건 다리가 아니다
내리막길 나이탓도 아니다
흐려진 날씨 온몸 긴장하며
엉덩이 낮추고 내딛는 발끝
헛디디기 일수 미끄러지는 날이
점점 쌓여간다
" 목욕 많이 한다고 자랑거리 못되고
병원 자주 간다고 칭찬받지 못한다. "
나이 들어가며
젤 조심하는 좌우명이다

남 시선 외면하는 인생이다 보니
좀 남루해도
지 잘난 맛에
세상 걱정한다.

아직 허기진다 많이
(아직 뒤돌아보는 시간이 적다)
가고싶고 보고싶고 맛보고싶은게
이리 많으니
어찌 죽어갈수 있으랴 ~~

지 배부르면 안다고 그랬던가 !
( 벤치에 앉아 바라본 풍광 )

인간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
세계를 여행하고
집에 돌아와 그것을
발견한다 --- 조지 무어

봄을 찾아
온 산을 헤맨지 수십년
집에 돌아온 나그네
뜰앞 한그루 매화향기에
봄을 만나네 --- 중국 선시

" 메시아를 기다리기보다
메시아가 되어라. "
--- 기억나진 않는 영화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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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어느 의사모임
한국 참선 배우러
통도사 ○○스님 찾았다 한다
캐나다 돌아간지 몇달후
어느 한분. 긴 편지 한통.

답한 ○○스님
영문 몰라 제자불러 들어보니

" 제가 마음이 참 편해 졌어요. 세상 근심이 별로 없고
사는게 이리 재밋고
먹는 음식마다 이리 고맙고
보는 풍경이 이리 아름다우니 ...
... 이게 참 맛 인가요 ? "
○○ 스님
" 어찌 알수 있겠습니까? 제가 ...
배부르면 배부른 사람만 알지요 ... "

스님 또 뵙자고 하니 하시는 말씀.
" 늙어가는 몸뚱아리 보아 무엇에 씀니까.
들었으면 그리 만족하며 ...
후회없이 살아가면 되지요.
다만 ... 있다없다 구별말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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