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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간다’ 박경완 대행도 꺾지 못한 박종훈의 의지
스포츠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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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박종훈. 연합뉴스
박경완 SK 감독대행이 선발투수들에게 시즌 조기 마감을 권했지만 투수들은 완주하기를 고집했다. SK 토종 선발 박종훈(29)과 이건욱(25)이 시즌 종료일까지 로테이션을 돈다.

박종훈은 지난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홈 롯데전에서 6.1이닝 3실점 호투를 하고 시즌 12승째를 거뒀다. 이 승리로 KT 소형준과 나란히 국내 투수 최다승을 기록하게 됐다.

박경완 대행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박종훈이 이 경기까지만 던지고 휴식에 들어가기를 바랐다. 박 대행은 “종훈이가 규정이닝을 채웠고 두 자릿수 승리도 했고, 더 이상 안 던졌으면 좋겠다고 설득했는데 오히려 내가 설득당했다”며 “본인 의지가 강해서 끝까지 던지겠다고 하더라. 그 고집을 꺾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겨울 에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이 미국 메이저리그로 떠난 후 박종훈은 문승원과 함께 선발 마운드를 지켜왔다. 지난해 28경기에서 144이닝을 던지면서 8승11패에 그쳤으나 올해는 28경기에서 150이닝, 12승11패를 수확하며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박종훈은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고 이닝에 대한 욕심도 많은 선수다. 가능한 한 많은 경기에 나가서 던지겠다는 그의 의지를 박 대행은 꺾을 수 없었다. 박종훈은 정규시즌 종료일인 오는 30일 홈 LG전에서 올 시즌 피날레를 장식한다. 박 대행은 “종훈이에게 ‘선발의 역할은 주겠지만 길어야 5이닝’이라고 말해뒀다”며 웃었다.

올해 처음 풀타임 선발로 뛴 이건욱도 한 경기를 더 소화한다. 박 대행은 첫 풀타임을 뛴 투수의 피로도를 감안해 이건욱에게도 이른 휴식을 줄 계획이었으니 이건욱 역시 더 던지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박 대행이 박종훈, 이건욱이 출장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짜놓은 투수 운용 방안 세 가지는 모두 무용지물이 됐다.

이건욱은 26경기에서 119이닝을 책임지며 6승11패, 평균자책 5.67을 올렸다. 기록 자체가 뛰어나지는 않지만 외인 닉 킹엄이 빠져나간 로테이션의 빈자리를 꾸준히 메워줬다는 점에서 팀 공헌도가 높다.

박 대행은 “두 가지 의견이 있다. 풀타임이 처음이기 때문에 일찍 쉬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고, 풀타임을 안 해봤기 때문에 끝까지 해봐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이것을 놓고 고민했으나 선수 의견도 중요하다. 건욱이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건욱은 로테이션상 오는 23일 홈 롯데전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7일 KT전에서 4.2이닝 4실점 투구에 그쳤던 것을 만회하고 시즌을 마감할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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