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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현장] 잠실에서 기립박수…‘시즌 최고’ 양현종 “이제 선동열 감독님이 도와주시나봐요”
스포츠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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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이 18일 잠실 LG전에서 8회말 투구를 마친 뒤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4-0으로 앞선 8회말 2사후. 풀카운트에서 힘껏 던진 102구째 슬라이더가 역시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들어갔다. LG 톱타자 홍창기를 루킹삼진으로 잡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양현종(32·KIA)을 향해 잠실의 3루 원정 응원석 KIA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양현종이 올시즌 최고의 투구를 했다. 순위 경쟁에서 밀려 조금 아쉬움도 남지만, 오랜만에 야구장 문이 열린 뒤 마주한 잠실구장의 KIA 팬들에게 최고의 모습으로 가슴 벅찬 선물을 안겼다.

양현종은 18일 잠실 LG전에서 8이닝 4안타 4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KIA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까지 2경기에서 KIA 마운드를 상대로 20점을 뽑아내던 LG 타자들은 최고 시속 150㎞ 직구를 앞세운 양현종의 묵직한 구위에 제압당했다. LG는 양현종을 상대로 친 4안타 중 3개를 2루타로 쳐냈다. 1회말 2사후 이형종이, 4회말 2사후 채은성이, 6회말에는 1사후 오지환이 모두 양현종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2루타를 치고나갔다. 그러나 후속타자들은 직구에 범타로 물러났다. 주자들은 2루 이상을 가지 못하고 모두 물러났다.

마운드에서 오래 버티며 한 시즌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은 양현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전에 비해 부진했던 올해는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대부분 6이닝을 전후로 투구를 마쳤고 7.1이닝 1실점을 기록했던 9월27일 롯데전이 올시즌 가장 오래 던진 경기였다. 양현종은 이날 잠실에서 올시즌 처음으로 8회의 마지막까지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켜냈다.

투구 수 100개를 넘긴 뒤였지만 힘은 남아있었다. 완봉승에 도전해보기에 충분한 페이스였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완투 안 한 시즌이 없었기에 올시즌 아직 하지 못한 완투 혹은 완봉 욕심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KIA에는 아직 10경기가 더 남아있고 양현종은 올시즌을 끝까지 뛸 생각이기에 8회에 등판을 마무리했다.

양현종은 “투구 수와 이닝에서도 올시즌 가장 뿌듯한 경기였다. 7회부터 완봉 욕심도 났고 코치님과도 이야기를 나눴다”며 “감독·코치님이 상의 끝에 8회까지만 던지는 것으로 결정하셨고 잘 관리해주시는 것이라 받아들였다. 또 (박)준표가 9회에 등판하려 루틴에 맞춰 불펜에서 몸을 푸는 모습을 보니 내 욕심에 피해를 줄 수도 있어 지시대로 8회에 마쳤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올시즌 그야말로 힘겹게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7년 연속 10승 기록과 선동열 전 감독이 갖고 있던 타이거즈 구단 사상 최다승 2위 기록을 눈앞에 둔 채 7경기 연속 9승에 묶여있다가 지난 13일 NC전에서야 10승을 거뒀다. ‘아홉수’를 뚫고나니 또 쉽게 연승이 찾아왔다. 이날 승리로 11승째를 거뒀다. 양현종은 “그동안 야구하면서 아홉수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다들 ‘선동열 감독님 기운이 엄청 센가보다’고 내게 농담을 했었다. 이제는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시는 것 같다”고 웃었다.

KIA의 가을야구는 희미해져가지만 양현종은 KIA가 시즌을 모두 마무리할 때까지 마운드를 지킨다. 양현종은 “최근에 순위 싸움을 하면서 선수들도 여러 생각이 많았다. 어려워졌다고 하지만 포기는 하지 않으면 좋겠다. 매경기 이기려고 최선 다할 것”이라며 “나 역시 이닝 욕심이 있으니 그것 역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지난해까지 좌완 연속 최초로 5년 연속 180이닝을 던지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날 호투로 162이닝을 던진 양현종은 올시즌 170이닝을 가장 큰 목표로 끝까지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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