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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3R 이후 기억이 없다, 엘보 공격 허용한 내가 바보”
스포츠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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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오른쪽)이 18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야스아일랜드(파이트 아일랜드)에서 열린 UFC 파이트나이트 180 메인이벤트에서 2위 브라이언 오르테가와 경기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코리안 좀비’ 정찬성(33)이 타이틀로 향하는 길목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페더급 4위 정찬성은 18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야스아일랜드(파이트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나이트 180 메인이벤트에서 2위 브라이언 오르테가(29·미국)에 5라운드 끝에 심판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했다.

오르테가는 정찬성을 15승(1패1무효) 제물로 삼으면서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호주)와 싸울 기회를 가져갔다. 2013년 8월 당시 챔피언 조제 알도(브라질)에게 져 페더급 왕좌 도전에서 좌절한 바 있는 정찬성은 타이틀 도전을 눈앞에서 둔 상황에서 뒷걸음(16승6패)쳤다.

경기 초반 긴 탐색전이 펼쳐졌다. 정찬성은 케이지 중앙을 점령한 뒤 오르테가를 서서히 압박했다. 반대로 오르테가는 복싱에 강점을 보이는 정찬성과 거리를 두면서 로우킥으로 받아쳤다. 약 4분이 지난 뒤부터 불꽃이 튀었다. 킥을 낚아챈 오르테가의 왼손 펀치에 정찬성이 잠시 주저 앉았다. 정찬성은 이후 연이은 오른쪽 펀치로 대미지를 돌려줬다.

2라운드 들어 정찬성이 예리한 펀치 러시로 주도권을 잡아가는 듯했다. 오르테가를 케이지 쪽으로 압박하면서 유효타를 늘려나갔다. UFC 최고의 그래플러인 오르테가의 첫 테이클다운 시도도 잘 방어해냈다. 그러나 불의의 일격에 순식간에 경기 흐름이 오르테가로 넘어갔다. 저돌적인 공격을 이어가던 정찬성이 오르테가의 백스핀엘보에 맞아 큰 충격을 받았다. 정찬성은 이어 톱포지션까지 내주며 위기를 맞았으나, 다행히 라운드가 끝나 한숨을 돌렸다. 정찬성은 자신과 거리를 두며 맞서는 오르테가를 상대로 쉽게 돌파구를 만들지 못했다. 4라운드 2분이 지난 시점에서 상대 테이크다운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버팅으로 왼쪽 눈이 찢어지는 부상도 당했다. 추가로 엘보 공격까지 맞았다.

KO승리가 필요해진 5라운드. 정찬성의 압박에 오르테가가 정면승부를 피하면서 반전에 실패했다.

정찬성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3~5라운드 기억이 없다. 기억이 안나는데 싸우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다”며 “그런 (백스핀)엘보를 맞은 내가 바보멍청이”라며 엘보 공격에 의한 충격이 꽤 컸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상대가 사우스포(왼손)일 때는 (타격 거리 안으로)끌어들이기로 했는데…”라며 자신의 전략이 계획대로 풀리지 않은 점도 패인으로 인정했다. 정찬성은 “오르테가가 너무 잘했다. 그냥 내가 너무 부끄럽다”며 패배의 아픔을 곱씹었다.

둘은 지난해 12월 UFC 부산 대회에서 맞붙을 예정이었으나 오르테가의 무릎 부상으로 무산된 바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서로 감정의 골이 깊었던 둘이지만, 정찬성은 경기 뒤 패배를 깨끗이 인정한 뒤 오르테가를 안아주면서 승리를 축하해줬다. 둘은 경기 뒤 서로를 향해 절을 하면서 예의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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