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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부재에도 불구 키움이 경계대상 1호인 이유는?[SS 시선집중]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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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키움은 4번타자가 부재 중이다. 왼쪽 손등 골절상을 입은 ‘홈런왕’ 박병호는 최소 4주 이상 재활을 해야 한다. 선두 경쟁 중인 키움의 위치를 고려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키움은 여전히 경계대상 1호다. 키움과 맞붙는 상대는 “만만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키움에 2연속경기 승리를 거둔 롯데측도 “큰 것 한 방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가는 것보다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처럼 경기를 풀어가는 게 훨씬 힘들다. 키움은 상대에 늘 긴장감을 주는 팀”이라고 밝혔다. 라인드라이브를 때려내는 타자들이 많은데 발까지 빨라 순간 방심하면 흐름을 내주기 때문이라는 게 키움을 두려워하는 이유다.

KT 이강철 감독은 “발빠른 중장거리 타자들이 많은 팀이 투수 입장에서도 까다롭다”며 “키움이 딱 그런 팀”이라고 말했다. 서건창 김하성 이정후뿐만 아니라 전병우 김혜성 등도 짧은 안타 하나로 두 개의 베이스를 질주할 수 있는 주력(走力)을 갖고 있다. 물론 단독 도루 능력을 가진 야수도 즐비하다. 지난 16일 고척 롯데전에서도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장면이 나왔다. 2회말 1사 후 전병우가 볼넷을 골라 나간 뒤 김혜성이 빗맞은 투수 땅볼을 쳤다. 역회전이 걸린 타구라 롯데 선발 댄 스트레일리가 포구할 때까지 시간이 지체됐고, 발빠른 김혜성을 의식해 재빨리 1루에 던졌지만 외야로 공이 빠졌다. 롯데 우익수 손아섭이 커버에 들어갔음에도 1루에 있던 전병우가 걸어서 홈을 밟았다. 런 앤드 히트 작전이 걸린 탓도 있었지만, 키움 특유의 베이스턴까지 더해져 강견으로 소문난 손아섭조차 당황할 만큼 재빨리 홈으로 쇄도했다.
키움의 팀 색깔은 사실 장타력 부재에 시달리는 팀이 추구하는 이상향이다. 지방팀 핵심 관계자는 “장타력, 클러치 능력은 타고나야 한다. 한국 아마추어 현실이나 야구 저변 등을 고려하면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을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희소성이 크기 때문에 프리에이전트(FA) 등으로 영입하려해도 돈이 많이 든다. 영입 자체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KIA 최형우가 100억, NC 양의지가 125억을 받는 등 장타력과 클러치능력을 두루 갖춘 거포들이 FA 몸값 100억원을 훌쩍 넘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저비용 고효율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발빠른 야수들이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휘젖는 방법 뿐이다. 2000년대 후반 SK와 두산이 그랬고, 키움이 현재 이 트렌드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박병호가 자리를 비웠지만, 각 팀이 키움을 부러움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경계심을 감추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스트시즌에서 박병호가 가세해 ‘확실한 한 방’까지 갖추면, 적어도 타선에서는 결점을 찾아보기 힘든 팀이 된다. 마운드가 얼마나 버티느냐가 관건이지만 여전히 우승후보로 꼽히는 키움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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