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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스토커로 몰린 여배우가 방송 그만두고 1년에 10억 벌 수 있었던 비결
티키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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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의 히트곡처럼 배우에게 대표작으로 꼽을 만한 작품이 있는 것은 행운입니다. 다만 다양한 역할을 맡아야 하는 배우들에게 인생 캐릭터는 이미지를 한정시키는 한계를 주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데뷔 초에 너무 강렬한 캐릭터로 대중들에게 각인되는 바람에 이후 이미지 변신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많습니다.

때문에 어린 시절 일약 스타덤에 오른 연기자들 가운데는 보다 성숙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성형을 하거나 파격적인 노출 화보를 찍는 등 다양한 도전에 나서는 이들도 있지요.
데뷔 직후 시청률 61%를 기록한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 배우 역시 이미지 변신을 위해 고민했습니다. 1991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서 이듬해 주말연속극 '아들과 딸'에서 이종말 역으로 국민여동생에 등극한 배우 곽진영의 이야기인데요.
앞서 영화 '진짜진짜좋아해'에서 아역 단역으로 데뷔한 이후 드라마 '대원군', '산너머저쪽', '여명의 눈동자' 등에 단역급 조연으로 출연한 것을 제외하면 '아들과 딸'은 곽진영의 정식 데뷔작이었습니다. 해당 작품에서 곽진영은 백일섭의 철부지 막내딸 종말이 역을 맡았고 귀여운 외모와 발랄한 이미지 덕분에 전 국민적 사랑을 받으며 '국민 막내딸'이 되었습니다.
시청률 60%를 넘은 드라마 속 종말이를 모르는 대중은 없었고 신인배우 곽진영 역시 인지도가 급상승하면서 각종 잡지의 표지를 장식하고 수많은 인터뷰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23살 신인 여배우 곽진영은 연이어 베스트극장의 여주인공을 맡으며 7~8개의 드라마 섭외를 동시에 받았고 당시로서는 믿기 힘든 1억 5천 개런티의 광고까지 찍으면서 승승장구했지요.
하지만 쉽게 얻은 건 쉽게 잃는다고 했던가요? 눈 떠보니 스타가 되었다는 말을 현실에서 경험한 곽진영은 쉽게 얻은 인기의 소중함을 몰랐습니다. 밀려드는 러브콜에 기세등등해진 곽진영은 심지어 촬영 하루 전날 출연을 취소하기도 했는데요.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에 추가 투입되어 출연을 확정했으나 촬영 하루 전날 "못하겠다"라고 거절하는 바람에 방송국이 발칵 뒤집혔지요. 또 드라마 '해바라기'의 김정은 역을 제안받았으나 "삭발을 못하겠다"라는 이유로 거절했습니다.
당시 곽진영에게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은 고맙기보다는 부담스러웠고 자신을 종말이로만 기억하는 시청자들 때문에 이미지가 굳혀져 연기의 폭이 좁아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컸습니다. 결국 수많은 러브콜을 거절하면서 곽진영은 서서히 대중들의 기억에서 멀어졌고 방송국 내에서도 평판이 나빠지면서 일이 줄어들기 시작했는데요. 1997년 드라마 '아씨'에서 간난이 역을 맡으면서 다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연기를 선보였으나 오히려 곽진영은 해당 작품에서 여주인공의 몸종 역을 맡아 주목받은 데 대해 아쉬움을 가지고 이미지 변신에 대한 결심을 굳혔습니다.
또 하나 '종말이' 이미지 외에 곽진영을 따라다닌 꼬리표는 바로 '이병헌과의 스캔들'. KBS 14기인 이병헌과 MBC 20기인 곽진영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서 나란히 주목받은 동시대 스타인데요. 'TV가이드' 표지를 함께 찍는 등 함께 활동하면서 나이도 동갑이라 친하게 지낸 친구이자 동료였지요. 그러던 중 곽진영의 생일날 장동건, 박세준, 이병헌 등이 함께 축하파티를 열었고 이에 대해 '종말이 생일파티 파문'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면서 이병헌과 곽진영의 열애설이 불거졌습니다.
당시 기사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의 부모님께 인사까지 드리는 등 진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이에 대해 이병헌이 "사실무근"이라며 다소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바람에 해당 스캔들은 곽진영의 일방적인 짝사랑으로 변질되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곽진영은 지난해 출연한 한 토크쇼에서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었는데 어느 날 보니까 내가 스토커로 몰려있었다"라고 억울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종말이'의 천방지축 이미지와 스캔들이 만든 스토커 루머까지 겹쳐서 역할에 한계를 느낀 곽진영은 결국 이미지 변신을 위해 성형수술을 결정했습니다. 사실 여배우의 성형수술은 뉴스거리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로 흔한 일이기도 한데요. 문제는 쌍꺼풀 수술이 잘못되는 바람에 눈을 감을 수도 없을 정도로 심각한 부작용을 겪게 되면서부터 발생했습니다.
당시에 대해 곽진영은 "수술받은 뒤 눈이 제대로 떠지지도 않고, 또 감기지도 않았다. 눈을 깜박일 때마다 눈동자와 눈까풀이 서로 붙은 듯한 느낌도 들었다"라고 전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곽진영은 수술한 병원에 전화를 해서 해결책을 마련하려 했지만 간호사에게 "의사선생님이 자살했다"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지요. 사실 해당 병원은 곽진영 외에도 잦은 의료사고로 분쟁이 많았고 담당 의사는 성형전문의도 아니었습니다.
이후 곽진영은 여러 차례 재수술을 받았으나 경제적 부담 때문에 전문의를 찾아가지 못해서 악순환이 이어졌고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용기를 내서 연기에 복귀하기도 했지만 성형수술에 대한 악플이 이어지는 바람에 도리어 자신감을 잃었지요. 이로 인해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을 겪게 된 곽진영은 술과 수면제에 의존하면서 극단적 생각까지 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10여 년 넘게 활동을 중단하고 고통 속에 살던 곽진영은 결국 부모님의 응원과 설득으로 재기했습니다. 대중 앞에 다시 설 용기가 부족했던 곽진영은 어린 시절부터 먹던 어머니의 갓김치로 사업을 구상했습니다. 과거 여수에 있는 어머니가 보낸 갓김치를 선물하면 좋아하던 연기자 동료들의 반응에서 착안한 것이지요.
2010년 종말이푸드를 설립하고 온라인 김치 쇼핑몰 '종말이 김치'를 오픈한 곽진영은 처음 한 식품 공장과 협약을 맺고 위탁생산을 했으나 원하는 레시피의 김치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공장 입장에서는 단가를 위해 싼 재료를 찾았고 어머니 손맛을 살리겠다며 비싼 재료를 고집하는 곽지영과 갈등이 생긴 것이지요. 또 쇼핑몰을 통해 구매한 소비자들이 김치맛에 대해 불평하면서 곽진영은 사업 스트레스로 원형탈모를 앓기도 했습니다.
결국 곽진영은 2012년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직접 공장을 준공했습니다. 은행 대출 4억 원까지 받아 여수 돌산의 상하동에 공장을 세웠는데, 공장 주변이 온통 갓 밭으로 둘러싸여 있어 원재료 수급이 원활하고 재료의 신선함까지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겼지요. 또 어머니와 직접 공장을 운영하면서 원하던 갓김치의 맛을 그대로 구현해내기 시작했습니다.
여수 돌산 갓만을 이용해서 여수에서 직접 생산하는 갓김치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바로 이끌어냈습니다. 마트나 홈쇼핑에서의 매출은 물론 미국 진출에도 성공했지요. 특히 미국 진출은 곽진영이 직접 LA와 뉴욕 등지 한인 마트를 찾아다니며 홍보한 덕분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는데, 한인타운의 교포들이 '종말이' 시절을 기억한 덕분에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공장을 준공한지 1년여 만인 2013년 종말이김치의 매출액은 홈쇼핑을 제외하고 온오프라인 판매액만 해도 약 3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종말이푸드는 고들빼기김치, 간장돌게장, 전복장 등 여수의 식재료로 다양한 메뉴를 내놓았고 소비자 반응이 좋다 보니 곽진영에게 '100억 자산가'라는 추측과 수식이 붙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곽진영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잘 됐다. LA와 한인 타운에 수출을 했고 홈쇼핑도 8년을 했다"라고 사업 성공을 인정하면서도 "1년에 10억 정도 벌었다고 했는데 100억이 되어 있었다"라며 100억 자산설에 대해서는 해명했습니다.
2년 전 부친상을 겪은 곽진영은 현재 고향 여수에 자리를 잡고 어머니와 김치공장을 운영 중입니다. 지난해 서울 생활을 정리한 것에 대해 곽진영은 "사람한테 상처받으니까 "라며 인간관계와 인연에 대한 어려움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그러면서도 "누가 옆에 있으면 든든하다. 혼자가 아닌 둘이 함께 밥 먹고 늦게라도 그런 사람이 나타나면 결혼하고 싶다"라고 새로운 연인에 대한 기대를 비췄습니다.
앞서 그렇게도 없애버리고 싶다던 종말이 캐릭터를 통해 뒤늦게 사업에 성공하고 재기한 것처럼 사람에게 상처받은 일 역시 새로운 인연으로 치유하고 더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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