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6 읽음
게임은 '이것'을 남긴다, 엑소스 히어로즈의 베팅
네오필
9
'음악에 더 투자를 할까? 차라리 그 돈으로 연예인 광고를?'
한편으로는 '모바일게임인데 음악에 이렇게 많이 투자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음악은 게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 오늘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읽어보실 때 덜 지루하게 아래 <얼음 눈물>을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하다.
누군가는 퀸과 보헤미안 랩소디로 프레디 머큐리를 기억한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이는 이름 외에는 아무것도 쓸모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 사람을 기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의미다. 만약 그 사람이 프레디 머큐리라면 이름이 아닌 '퀸' 혹은 '보헤미안 랩소디'로 그를 기억하고, 머라이어 캐리라면 '크리스마스 캐롤'로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아.. 바로 이 맛이야
게임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PC방을 중심으로 온라인게임이 태동하기 시작하고 20여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수 십 수 백 가지의 온라인게임이 게이머의 삶을 거쳐갔다. 그중에는 꽤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게임도 이름조차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 하나만큼은 선명하게 떠오른다. 바로 <음악>이다.

수십 년이 지나도 음악은 그대로

사람은 감성적이야

펀딩을 진행한 사람들도 놀랐을 것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감성적이다. "저걸 왜 돈 주고 사?"라고 할만한 것도 감성이 움직이면 기꺼이 동조하고 지갑을 열곤 한다.
최근 추억의 애니메이션 <달빛 천사> 15주년을 기념하여 진행한 국내 정식 OST 펀딩에서는 자그마치 26억 3천6백만 원이 모였다. 이는 목표 금액의 7989%에 달하는 수치다. 모금자 중에는 59,000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낸 사람도 1만 명에 가까웠다.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언제든지 유튜브에서 찾아 들어볼 수 있는 음악을 담은 음반이 55,000원 주고 살만한 가치가 있을까? 누군가에겐 그럴 것이다. 물건이 아니라 그 음악에 빠져들었던 그 시절, 추억, 감성, 그리고 제작자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사는 것이다. 음악은 그런 힘이 있다.
사진은 블리즈컨에서 찍은 와우 15주년 파티 콘서트
게임 OST를 통해 콘서트를 여는 경우도 많아졌다. 대표적인 예로 올해 국내 최초로 콘서트를 열었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가 있고, 작년 이맘때쯤 한글화 소식을 앞두고 오케스트라 월드 투어 콘서트를 열었던 <킹덤 하츠>도 있다.
<파이널판타지14>는 사내 밴드 '더 프라이멀즈'를 따로 구성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팬들의 환호를 받는다. 물론 좌석은 언제나 바글바글하다. 지방, 심지어 해외에서까지 먼 길을 날아와 콘서트를 보고 가는 팬도 존재한다.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온라인게임, 모바일게임
여전히 OST 족적 남기는 중

데코가 화려해도 맛이 없으면 욕만 먹는다
이러한 맥락에서 '게임은 종합예술이다'라는 말은 점차 힘을 얻어 가고 있다. 물론 음식이 데코레이션보단 맛이 더 중요하듯, 게임도 재미가 더 중요하다. 기본적인 재미를 어느 정도 갖췄다는 전제하에 게이머의 감성을 움직이는 음악은 한층 고차원적인 만족감을 주고 나아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해줄 것이다.
현재 서비스 중인 온라인게임 및 모바일게임들은 여전히 음악에 많은 신경을 기울인다. '음악만큼은 잘 만든다'고 하는 <넥슨>은 <네코드(NECORD)>라는 게임 음악 레이블을 두고 있다. 모든 음악을 네코드가 만들지는 않지만 지금도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영웅전, 테일즈 위버 등에서는 명곡들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앞으로도 음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퀄리티가 날로 높아지는 모바일게임이라고 예외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앞서 이야기한 엑소스 히어로즈는 더 큰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엑소스 히어로즈는 재미도 있고 음악도 좋은 게임으로 남을까, 아니면 음악은 좋은 게임으로만 남을까? 앞으로 보여주는 운영에 달려있을 것이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