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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콩나물 시루, 입장관리 손 놓은 지스타 2019
게임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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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에도 여지없이 부족한 부분은 발견됐다. 특히 관람객 입장에선 불편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요소가 산재해 있었다. 매번 규모나 인기는 늘어가고 있지만 행사의 질은 그에 맞춰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매년 지적 받는 부분인 ▲행사장 내부 인원 관리가 안되는 점 ▲부스 앞 통로가 막히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 ▲입장객들의 휴식공간이 부족하다는 점 등은 보완되기는 커녕 계속 나빠만 지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보통 벡스코나 킨텍스, 코엑스 등 대형 컨벤션 홀에서 진행하는 행사는 내부에 얼만큼의 인원이 입장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경우가 많다. 전시장 안에 사람이 지나치게 몰리면 여러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행사장이 훨씬 더 넓고 많은 관객이 방문하는 외국 게임 행사도 마찬가지다. 보통 전시장 입장 및 퇴장시 티켓이나 표찰에 있는 바코드를 기기로 찍어서 내부 인원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입장을 제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지스타 B2C 관에선 이 같은 입장객 인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전시장에 입장하는 관객을 따로 세지 않았으며, 퇴장하는 관객 또한 재입장시 필요한 스탬프만 찍을 뿐 별도로 인원수를 체크하지 않았던 것이다. B2B의 경우는 바코드를 찍고 들어가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훨씬 더 많은 인원이 들어가게 되는 B2C에서 인원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았다. 덕분이랄까, 2013년에 집계 방식을 바꾼 이후 역대 최다 관객이 몰린 지스타였던 만큼 전시장 내부사정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입장객 인원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음에 따라, 내부 통로가 막히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특히, 시연 보다는 e스포츠 행사가 많았던 슈퍼셀과, 아프리카TV, 구글 및 유튜브 부스 앞 통로는 유명인이 등장할 때마다 통로가 마비되어 지나갈 수 없는 상태가 되곤 했다. 이 같은 행사 위주 부스들이 전시장 입구 기준 오른쪽에 거의 몰려있다 보니 평소보다 훨씬 더 통로가 복잡했다. 특히 위치가 출구 바로 앞인 부스는 나가려는 사람들과 부스 행사를 구경하는 사람들이 뒤섞여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사실 이는 부스 배치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시연 부스와 행사 위주 부스를 적절히 섞어 놓았다면 시연을 기다리는 동안 행사를 볼 수도 있으며, 행사를 보던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시연 부스로 이동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다. 제한된 공간을 고려하지 않은 부스 판매도 문제다. B2C 공간은 일정하지만 부스 수는 줄이지 않다 보니 통로가 좁을 수밖에 없다. '보는 게임쇼'로서의 변화에 맞추어 가겠다는 당초 다짐과는 달리, 이를 위한 관람 공간은 오로지 참가 부스에만 떠넘기려다 보니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바로 관람객들의 휴식 공간 부재였다. 지스타가 부산으로 장소를 옮긴 2009년 이래 매년 쉴만한 곳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많은 관객들이 땅이나 복도에 주저앉아 쉬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작년엔 메인 스폰서였던 에픽게임즈가 대규모 휴식공간과 스낵 부스를 마련해 어느 정도 해소가 됐지만, 올해는 음료는 커녕 편하게 앉아서 쉴만한 공간조차 없었다. 펄어비스가 그나마 부스 내부에 바닥에 앉아 쉴 수 있는 곳을 마련해 놨으며, 3일차부터는 빈백도 설치해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식공간은 많이 부족했다.
앞서 말했던 세가지 문제점은 사실 매년 지스타에서 번갈아가며 한 번씩은 언급됐던 부분이다. 올해는 특히 참가 업체와 관람객 모두 많아지게 되면서 이 같은 문제점이 더욱 여실히 드러나게 됐다. 이 추세로 봐서는 지스타 2020에선 더 많은 인원이 몰릴 것이 자명하다. 부디 조직위원회가 절치부심해서 올해보다는 훨씬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