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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콩나물 시루, 입장관리 손 놓은 지스타 2019
게임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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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지스타 2019'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지스타 2019' 역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의미 있는 행사로 남았다. 입장료가 만 원으로 인상됐음에도 작년에 비해 약 4%가량 늘어난 관객수를 동원했으며, 펄어비스, 넷마블 등이 발표한 신작은 많은 호평을 받았다.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됐던 야외부스도 매일 문전성시였으며, 모든 부스가 한 눈에 봐도 작년보다 활기찼을 만큼 이번 지스타도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올해에도 여지없이 부족한 부분은 발견됐다. 특히 관람객 입장에선 불편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요소가 산재해 있었다. 매번 규모나 인기는 늘어가고 있지만 행사의 질은 그에 맞춰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매년 지적 받는 부분인 ▲행사장 내부 인원 관리가 안되는 점 ▲부스 앞 통로가 막히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 ▲입장객들의 휴식공간이 부족하다는 점 등은 보완되기는 커녕 계속 나빠만 지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 올해 지스타에서도 아쉬운 부분들은 여지없이 발견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사실상 손을 놓아버린 행사장 내부 인원 관리

보통 벡스코나 킨텍스, 코엑스 등 대형 컨벤션 홀에서 진행하는 행사는 내부에 얼만큼의 인원이 입장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경우가 많다. 전시장 안에 사람이 지나치게 몰리면 여러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행사장이 훨씬 더 넓고 많은 관객이 방문하는 외국 게임 행사도 마찬가지다. 보통 전시장 입장 및 퇴장시 티켓이나 표찰에 있는 바코드를 기기로 찍어서 내부 인원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입장을 제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지스타 B2C 관에선 이 같은 입장객 인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전시장에 입장하는 관객을 따로 세지 않았으며, 퇴장하는 관객 또한 재입장시 필요한 스탬프만 찍을 뿐 별도로 인원수를 체크하지 않았던 것이다. B2B의 경우는 바코드를 찍고 들어가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훨씬 더 많은 인원이 들어가게 되는 B2C에서 인원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았다. 덕분이랄까, 2013년에 집계 방식을 바꾼 이후 역대 최다 관객이 몰린 지스타였던 만큼 전시장 내부사정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 별다른 인원체크 없이 입장권 확인만 하고 입장이 진행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실제로 지스타조직위원회 또한 이 부분에 대한 실책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올해엔 전시장 내부 인원에 대한 카운팅을 하지 않았다"며 "초대권부터, 모바일, 현장 구매, 예매권 등 티켓 종류가 다양하다 보니 하나하나 정확히 인원을 체크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위는 "전시장에 사람이 너무 몰렸을 경우 벡스코측에서 별도로 연락을 준다"며 "그 경우 매표 속도를 줄이거나, 입장에 제한을 두는 방식으로 내부 인원을 조정한다"고 말했다. 
▲ 발 디딜틈 없이 사람으로 꽉 들어찬 행사장 내부 (사진제공: 지스타조직위원회)
통로가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 발생

입장객 인원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음에 따라, 내부 통로가 막히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특히, 시연 보다는 e스포츠 행사가 많았던 슈퍼셀과, 아프리카TV, 구글 및 유튜브 부스 앞 통로는 유명인이 등장할 때마다 통로가 마비되어 지나갈 수 없는 상태가 되곤 했다. 이 같은 행사 위주 부스들이 전시장 입구 기준 오른쪽에 거의 몰려있다 보니 평소보다 훨씬 더 통로가 복잡했다. 특히 위치가 출구 바로 앞인 부스는 나가려는 사람들과 부스 행사를 구경하는 사람들이 뒤섞여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사실 이는 부스 배치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시연 부스와 행사 위주 부스를 적절히 섞어 놓았다면 시연을 기다리는 동안 행사를 볼 수도 있으며, 행사를 보던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시연 부스로 이동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다. 제한된 공간을 고려하지 않은 부스 판매도 문제다. B2C 공간은 일정하지만 부스 수는 줄이지 않다 보니 통로가 좁을 수밖에 없다. '보는 게임쇼'로서의 변화에 맞추어 가겠다는 당초 다짐과는 달리, 이를 위한 관람 공간은 오로지 참가 부스에만 떠넘기려다 보니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 경기가 벌어지는 무대 바로 앞까지 사람들이 들어찰 만큼 관람 공간이 부족했다 (사진제공: 지스타조직위원회)
이에 대해 지스타 조직위원화 관계자는 "토요일(17일)에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몰려와 놀랐다"며 "내년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입장객을 관리할 생각이며, 좋은 방안을 찾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 통로가 막혀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앉아서 쉴 수 있는 휴식 공간 정도는 마련됐으면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바로 관람객들의 휴식 공간 부재였다. 지스타가 부산으로 장소를 옮긴 2009년 이래 매년 쉴만한 곳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많은 관객들이 땅이나 복도에 주저앉아 쉬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작년엔 메인 스폰서였던 에픽게임즈가 대규모 휴식공간과 스낵 부스를 마련해 어느 정도 해소가 됐지만, 올해는 음료는 커녕 편하게 앉아서 쉴만한 공간조차 없었다. 펄어비스가 그나마 부스 내부에 바닥에 앉아 쉴 수 있는 곳을 마련해 놨으며, 3일차부터는 빈백도 설치해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식공간은 많이 부족했다. 
▲ 펄어비스가 마련한 이 공간 정도가 유일한 휴식 공간이나 마찬가지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지스타 조직위원회 측도 이 부분에 대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 조직위 관계자는 "B2C 부스가 한 시간 반 만에 모두 꽉 차버리면서 부스 배정 시 휴식공간을 배정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불편을 겪으셨을 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관람객들을 위한 휴식공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내년엔 부스 참가신청 방법까지 재검토해서 반드시 휴식공간은 마련해놓겠다고 말했다. 
▲ 작년엔 에픽게임즈에서 나름대로 그럴싸한 휴식공간을 마련해줬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매년 제시되던 문제인 만큼 내년에는 고쳐지길

앞서 말했던 세가지 문제점은 사실 매년 지스타에서 번갈아가며 한 번씩은 언급됐던 부분이다. 올해는 특히 참가 업체와 관람객 모두 많아지게 되면서 이 같은 문제점이 더욱 여실히 드러나게 됐다. 이 추세로 봐서는 지스타 2020에선 더 많은 인원이 몰릴 것이 자명하다. 부디 조직위원회가 절치부심해서 올해보다는 훨씬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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