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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탄 물적분할' 한화, 주주가치 제고 맞아?...경영권 승계설 '모락모락'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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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한화가 방산부문의 분산탄 사업을 물적분할한다며 지속가능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취지를 설명했으나 일각에선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 이사회는 지난달 30일 방산부문 분산탄 사업 물적분할 안건을 오는 9월 24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의결했다. 한화는 독립법인 ‘주식회사 코리아 디펜스 인더스트리’(KDI)를 신설, 특화된 자체 개발 및 생산 역량을 갖추고 책임경영체제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사업 재편으로 한화는 분산탄 사업으로 인한 글로벌 안전환경기준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 제고 등에서 더 큰 성장 기회를 확보해 지속가능 경영과 주주 가치 제고를 실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분산탄은 자탄을 탄에 탑재해 공중에서 넓은 범위에 흩뿌리는 방식으로 적을 공격하는 무기다. 예를 들어 한화의 순수 기술로 만들어진 다연장 로켓포 ‘천무’는 300~900개의 자탄을 내장한 1기의 폭탄으로 축구장 3배 면적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분산탄은 비인도적 무기로 비판을 받아왔다. 국제연합(UN)은 지난 2010년 분산탄 개발 및 사용을 금지하는 ‘분산탄 금지조약’을 발표했으나 분단 국가라는 특수성을 이유로 조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또한 네덜란드의 비정부기구(NGO)인 팍스(PAX) 등은 분산탄을 생산하는 한화를 분산탄을 생산하는 주요 업체들의 블랙리스트(Red flag list)에 포함시키고 비판해 왔다. 그 결과 태양광 전문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이 노르웨이 등 글로벌 투자 대상에서 제외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 측이 설명한 ‘글로벌 안전환경기준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는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화가 완전한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KDI를 매각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지적은 과연 ‘노른자 사업’으로 통하는 분산탄 사업을 매각하는 것이 주주가치 제고에 해당하는가란 물음표다. 가령 천무에 들어가는 총 12개의 폭탄 중 1개의 가격은 1억원대를 훌쩍 넘긴다. 한번 쏠 때마다 약 20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든다. 천무가 방산업계 고부가가치 군사장비로 통하는 이유다.

한화와 에이치솔루션과 합병을 위해 한화의 몸집을 줄이려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승연 한화 회장에서 장남 김동관 부사장으로 경영승계를 위한 포석의 일환이란 시각이다. 한화그룹 경영승계를 위해선 지주사인 ㈜한화의 최대주주에 올라서야 한다. ㈜한화의 최대주주는 김 회장(22.65%)로 김 부사장의 지분은 4.44%에 불과하다. 이에 업계는 한화가 김 회장 아들들이 지분 100%를 소유한 에이치솔루션과 ㈜한화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승계를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김 회장의 건강이 악화돼 경영승계가 긴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사의 합병 시나리오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가 경영승계를 위해 ㈜한화의 몸집을 줄이고 에이치솔루션의 몸집을 키우고 있는 그림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onplash@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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