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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롯데 한동희 “제2의 이대호? 언제나 들으면 좋은 말”
스포츠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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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한동희. 연합뉴스
롯데 한동희(21)는 이대호(38)를 처음으로 본 순간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한동희는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사직구장에 가서 경기를 봤는데 수많은 팬들이 이대호 선배님의 이름을 연호하더라. 정말 멋있었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고 했다.

이대호가 쏘아올린 한 방은 어린 소년의 마음에 큰 꿈을 키웠다. 한동희도 같은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부산 대연초를 졸업한 뒤 경남중으로 진학했다. 경남중 시절 전국소년체육대회 결승전에서 홈런을 쳐 우승을 이끄는데 힘을 보탰다.
경남고 시절 한동희. 한동희 본인 제공
덕분에 한동희는 2014년 6월11일 사직 롯데-LG전에서 시타를 하는 영광을 안았다. 꿈에만 그리던 사직구장 타석에 선 한동희는 해맑은 얼굴로 배트를 휘둘렀다. 이대호를 보며 종종 흉내를 냈던 그 스윙을 보여줬다.

고등학교도 이대호의 출신교인 경남고로 진학했다. 활약을 이어간 그는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에 1차 지명을 받으며 ‘롤모델’과 같은 유니폼을 입었다.

2018년부터 1군에서 기회를 받은 한동희는 이대호와 같은 더그아웃에 설 수 있게 됐다. 당시 수줍은 얼굴로 이대호를 곁눈질로 쳐다보는 한동희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한동희는 “처음에는 대하기 어려운 게 있었다. 이대호 선배님이 편하게 대해주셨는데 내 성격상 살갑게 다가가진 못했다. 그래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사이가 됐다”고 했다.

그리고 한동희의 이름에는 점차 ‘제2의 이대호’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 데뷔 첫 해 87경기 타율 0.232 4홈런 25타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59경기 타율 0.203 2홈런 9타점으로 성장통을 겪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도 ‘한 방’이 있는 선수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올시즌에는 지난 7월 한 달 동안에만 7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장타력을 자랑했다.

그럴 때마다 이대호는 “잘 쳤다”고 격려를 했고 상대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지는지 미리 귀띔해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있게 너의 스윙만 하면 된다”고 격려하곤 한다.

한동희도 그런 격려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 그는 “허문회 감독님이 땅볼 타구가 많이 나온다고 뜬공 비율이 높아지게끔 연습 방법들을 많이 제시해주고 있다”며 “내가 생각한 공이 오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려고 한다.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생기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올시즌에는 루틴도 만들어가고 있다. 보통 야구 선수는 저녁 경기가 끝난 뒤 늦은 밤 잠들어 다음날 오전까지 자는 경우가 많다. 한동희는 야구가 끝나자마자 늦어도 새벽 2시까지는 잠들어서 아침 10시에는 일어나려고 노력한다. 오전에 깨어나서 준비를 한 뒤 야구장으로 향한다. 한동희는 “민병헌 선배님이 일찍 일어나면 좋다고 이야기해주셔서 습관을 고쳐보려고 했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이제는 괜찮다”고 했다.

이런 루틴을 찾아가면서 자신만의 야구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한동희는 “잘하든 못하든 똑같은 루틴으로 준비하고 똑같은 마음 가짐으로 연습을 많이 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까 자연스럽게 결과가 나오고, 나에게 맞는걸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올 시즌 목표는 데뷔 처음으로 두자릿 수 홈런 달성과 타점을 늘리는 것이다. 1일까지 한동희는 9개의 홈런, 3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한동희는 장차 목표로 “타석에 들어서면 다들 기대하고, ‘뭔가 칠 것 같다’는 느낌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의 롤모델인 이대호가 그런 선수다. 한동희는 “제2의 이대호라는 말 자체가 좋다. 나중에 제1의 한동희든 좋은 수식어로 불리면 좋겠지만 일단 제2의 이대호에 걸맞게 내가 잘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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