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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야구단서 야구 인생 이어가는 김사훈 “나에게도 언젠간 기회가”
스포츠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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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훈. 파주 챌린저스 제공
지난해 11월 롯데는 대대적인 선수단 정리를 했다. 몇몇 선수들이 방출 통보를 받았고 포수 김사훈(33)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김사훈은 어렵사리 야구 인생을 시작한 선수 중 하나다. 부산고-한민대를 거친 김사훈은 대학 졸업 후에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사촌 형인 김사율의 추천으로 롯데에 입단 테스트를 받을 수 있었고 2011년 육성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하지만 데뷔 후에도 기회는 쉽사리 찾아오지 않았다. 2016년까지 1군에서 20경기를 넘겨보지 못했다.
김사훈. 파주 챌린저스 제공
2017년에는 강민호의 백업 포수로 57경기를 뛰면서 이름을 조금씩 알렸다. 강민호가 떠난 2018년에도 56경기를 소화했다. 그러나 주전 포수가 될만큼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3경기에 뛰는데 그쳤다. 순탄치 못했던 야구 인생은 이대로 끝나는 듯 했다.

김사훈은 “방출 통보를 받고 야구선수로서의 삶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좌절감이 심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다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잡았다. 독립야구단인 파주 챌린저스와 인연이 닿았다. 지난 3월 제주도 전지훈련부터 참가해서 몸을 만들어왔다.

독립야구리그가 개막한 뒤에는 김사훈의 바쁜 일정이 시작됐다. 경기도 독립리그는 매주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경기도 팀업 캠퍼스에서 일주일에 3경기를 하는 일정으로 치러진다. 파주 챌린저스에는 김사훈 외에 경기를 뛸 수 있는 포수가 없다. 때문에 김사훈은 전 경기를 끝까지 소화한다. 휴식을 취하기 어려운 일정 속에서도 김사훈은 자신의 기량 성장을 위해 애쓰고 있다.

김사훈은 “프로에서는 나 외에도 다른 포수들이 있어서 힘들거나 못 하게 되면 빠지더라도 팀 운영이 어렵지 않다. 그런데 독립 구단은 대부분 포수가 팀 당 거의 1명 밖에 없어서 빠질 수가 없다.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이겨내야하고 특히 부상은 당하면 안 된다”고 했다.

김사훈의 역할은 그라운드 안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 덕분에 파주 챌린저스는 리그 1위를 질주 중이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더욱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일주일에 3경기를 치르고 나면 주말마다 아내가 있는 부산으로 내려가 가족을 챙긴다. 또한 틈이 날 때마다 팀 후배들과 개인 훈련을 하면서 조언을 해주고 정신적인 맏형 노릇까지 한다.

몸은 힘들지만 김사훈은 언젠가 다시 프로 무대에 올라서는 그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KBO리그에서 활약하는 베테랑 포수들이 그의 롤모델이다. LG에서 방출된 뒤 두산에서 활약하고 있는 정상호, LG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마흔 살의 이성우 등이 김사훈의 희망을 더 키우고 있다.

양승호 파주 챌린저스 감독은 “사실상 프로 1군에서 뛰었던 포수 아닌가. 타격이 약한 부분이 있지만 좋은 수비력과 경험이 충분하다. 베테랑 포수가 필요한 팀에는 언제든지 갈 수 있는 몸 상태와 경기력을 준비시키고 있다”고 했다.

김사훈은 “나도 언젠가 한 번의 기회는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운동하고 있다. 프로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여기서 보완해 다시 한 번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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