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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결혼 페널티 해소 위해 주거 및 금융 지원 확대
위키트리최근 혼인신고를 미루는 부부가 늘어나는 배경 중 하나로 결혼 후 각종 복지·주거 지원 자격이 축소되는 문제가 지목되면서 정부가 제도 전반을 재검토한 것이다.
기획예산처는 9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3차 청년정책 관계장관회의에서 '결혼 친화형 제도개선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결혼이 경제적 부담이나 불이익으로 인식되는 현실을 개선해 혼인과 출산을 장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혼인신고를 늦추는 부부는 오히려 늘고 있다. 결혼식이나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1년 이상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비율은 2014년 10.9%에서 지난해 19.0%까지 증가했다. 10쌍 가운데 2쌍 가까이가 혼인신고를 미루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 '결혼 페널티'를 꼽는다. 결혼 전에는 청년 단독 가구로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혼인신고 이후에는 부부 소득이 합산되면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공공임대주택이다. 청년들이 결혼하면 소득 기준 초과로 인해 입주 자격이 사라지거나 재계약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행복주택 맞벌이 신혼부부의 입주 소득 기준을 월 763만원에서 939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통합공공임대주택 우선공급 소득 기준도 기존 월 462만원에서 630만원으로 높인다. 일반공급 기준 역시 월 798만원에서 924만원으로 완화한다.
결혼 이후 소득이 늘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공공주택 입주 기회를 잃는 문제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공공임대주택 재계약 규정도 달라진다.
현재는 청년 단독 가구가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다 결혼 후 소득이나 자산 기준을 초과하면 퇴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앞으로는 혼인으로 인해 기준을 넘긴 경우 1회에 한해 재계약을 허용할 예정이다.
자녀가 있는 가구를 위한 주거 지원도 확대된다.
현재는 만 2세 미만 자녀가 있는 가구만 더 넓은 공공주택으로 이주 신청이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자녀 나이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해지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신혼부부들이 체감할 수 있는 또 다른 변화는 전세대출 분야에서 나타난다.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은 무주택 서민들의 대표적인 주거 지원 제도다. 그런데 결혼 전 대출을 받은 뒤 혼인신고를 하면 부부 소득이 합산되면서 기준을 초과해 가산금리가 적용되는 사례가 있었다.

예를 들어 전세대출 잔액이 2억원인 경우 가산금리 0.3%포인트는 연간 약 60만원의 추가 이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0.15%포인트로 낮추면 부담도 상당 부분 줄어들게 된다.
주택 공급 제도도 일부 바뀐다.
정부는 만 2세 미만 자녀가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민영주택 물량의 10% 이내에서 신생아 특별공급 제도를 신설할 예정이다. 출산 가구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청년들의 자산 형성 지원도 강화된다.
청년미래적금은 정부가 청년의 목돈 마련을 돕기 위해 운영하는 자산형성 지원 사업이다. 그러나 결혼 후 소득이 합산되면서 가입 자격을 잃는 경우가 발생해 왔다.
정부는 일반형 상품의 경우 2인 가구 연소득 기준을 기존 9432만원에서 1억1790만원으로 높인다.
우대형은 기존 7074만원에서 9432만원으로 확대한다.
농어촌 청년층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청년 농어업인이 결혼 후에도 각각 독립적으로 영농 활동을 하는 경우 정착지원금과 창업자금 융자 지원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세금 제도 역시 일부 개선이 추진된다.
현재 무주택 세대주의 전세대출 원리금 상환액 소득공제는 세대주 중심으로 적용된다. 정부는 주말부부나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으로 배우자가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에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혼인으로 인해 한 가구가 경차 2대를 보유하게 되면 유류세 환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 정부는 앞으로 가구당 1대에 대해서는 계속 환급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결혼 페널티라는 말은 그동안 청년층 사이에서 자주 사용돼 왔다. 결혼 자체보다 결혼 이후 발생하는 주거, 세금, 금융, 복지 분야의 불이익이 혼인신고를 망설이게 만든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정부는 향후 10년을 저출생 극복의 중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결혼을 하면 지원이 줄어드는 구조가 아니라 결혼을 통해 혜택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제도를 계속 정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대책의 상당수는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며, 세제 관련 제도는 법률 개정을 거쳐 추진된다. 청년층의 혼인과 출산을 가로막는 경제적 장벽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