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9 읽음
[지선 현장] "꼭 눌러뿌고 당선되이소"…박형준 가는 사찰마다 '팬미팅장' 방불
데일리안
0
가는 곳마다 시민 호응…"한 번 더 믿어 달라"

봉축법요식서 만난 전재수와는 대화 없이 침묵

"제대로 모르거나 덮어씌우는 시장 안돼" 경고
부처님오신날인 24일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모든 일정은 '불심'에 맞춰졌다.

박 후보는 오전 8시 수영구의 영주암을 찾은 것을 시작으로 △8시50분 마하사 △10시15분 범어사 △11시40분 안국선원 △12시50분 흥법사 △오후 2시 혜원정사 △오후 3시20분 내원정사 △오후 4시40분 한마음선원 등 부산에 위치한 총 8곳의 사찰을 방문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이목을 끌었던 건 범어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이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4교구 본사인 선찰대본산 금정산 범어사는 지금으로부터 약 1300년 전 신라시대 문무왕 시절 의상대사에 의해 세워진 사찰이다. 특히 범어사는 해인사, 통도사와 더불어 영남의 3대 사찰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이날 범어사가 주목받은 건 이같은 역사적인 가치 때문이 아니라, 6·3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박 후보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나란히 이 사찰을 찾아서다.

아직 아침의 선선함이 남아있는 금정산 자락에 위치한 범어사에 긴장감이 감돌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박 후보와 전 후보는 범어사 주지스님과 차담을 나누고, 곧바로 대웅전 앞에 나란히 앉아 봉축법요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두 후보 사이에서는 어떤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한 후 두 후보가 마주한 건 TV토론회를 제외하면 처음이다.

두 후보는 1시간여 동안 열린 봉축법요식이 열리는 동안 합장을 하고, 아기 부처님 동상에 물을 붓는 관불 의식을 하는 중에도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전 후보는 가끔 바로 옆자리에 앉은 변성완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눴지만, 박 후보는 금정구의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과 두 자리를 띄워 앉았기 때문에 별 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봉축법요식이 끝난 뒤에서야 박 후보는 비로소 말문을 열었다. 법요식을 마친 뒤 기자와 만난 박 후보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우리 부산시민들의 삶에 자비와 평안이 널리 퍼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또 우리 부처님의 광명정대함이 깃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은 작은 나라다. 이 나라를 경영하기 위해서는 안목과 비전, 글로벌과 혁신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얼렁뚱땅하거나 또 제대로 모르거나, 또 덮어 씌우려고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될 것이고 그런 일을 하는 시장을 뽑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와 함께 부산시장 선거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전 후보를 향해 날선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박 후보 선대위 소속인 국민의힘 정동만·주진우·김대식·조승환·박성훈·서지영 의원은 이날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 개입 및 조작 의혹 전 과정 공개 △통일교 금품 수수 및 보좌진 갑질 기소 관련 해명 △배우자의 ‘부산 20년 거주’ 발언 사실 여부 확인 등 3가지 사안에 대해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박 후보는 '불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점심공양을 위해 백종헌 의원과 함께 찾은 안국선원에서 박 후보는 주지스님과 식사를 함께 했다. 박 후보는 절에 올라가는 내내 만나는 부산시민들에게 "성불하십시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오후 2시께 방문한 연제구의 혜원정사에서 박 후보는 절의 곳곳을 다 찾으며 불심 잡기에 나섰다. 연제구의 김희정 의원과 함께 사찰 입구에서부터 불자인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넨 박 후보는 몰려드는 사진촬영 공세에도 일일이 답하며 친근함을 드러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은 만큼 각 사찰은 선거운동원들이 집결해 불자인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등 선거유세장을 방불케 했다.
특히 삼배를 올리기 위해 찾은 혜원정사의 대웅전에서 만난 한 시민은 박 후보를 보고 반가워 하면서도 "애가 터져서 죽겠어예. 꼭 (전 후보를) 눌러뿌고 당선되이소"라고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법당으로 올라가는 도중에 만난 한 가족은 "우리 가족은 전부 박형준입니더"라고 자신있게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박 후보는 "조금만 더 모아주세요"라고 재치있는 농담으로 화답했다. 또 한 스님이 "머리가 저랑 비슷하시더니 많이 자랐다"고 농담을 건네자 박 후보는 "금방 자라더라구요"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전날(23일) 오전에 유세를 위해 방문했던 서구 꽃마을의 인근의 내원정사를 찾은 박 후보의 인기는 그야 말로 하늘을 찔렀다. 곽규택 의원이 동석한 내원정사에선 초입부터 박 후보를 알아보는 부산시민들이 몰려들어 사진촬영 요구가 빗발치기도 했다.

심지어 박 후보는 내원정사 초입에서 자신이 동아대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제자를 만나기도 했다. 먼저 박 후보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넨 그 제자는 "시장님 때문에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고, 박 후보는 "이렇게 다시 봐서 너무 반갑다"고 화답했다. 이후 박 후보는 제자 부부와 함께 사진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후 들어선 내원정사의 안뜰은 사실상 박 후보의 팬미팅장을 방불케했다. 60·70대 어르신부터 20·30 청년층과 동자승까지 박 후보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오거나 사진촬영을 요청해오면서다. 박 후보는 곽 의원과 함께 모든 촬영에 일일이 응답하고 "성불하세요"나 "잘 하겠습니다. 한 번 더 믿어주세요"를 반복하면서 표심 잡기에 나섰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