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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앞 선관위 176명 휴직, 선거 관리 공백 우려
위키트리특히 대통령선거·국회의원선거·지방선거 등 이른바 ‘3대 선거’를 앞둘 때마다 휴직자가 급증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구조적인 인력 운영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경제 단독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선관위 휴직자는 총 176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 사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휴직 사유별로는 육아휴직이 12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반질병휴직 30명, 가족돌봄휴직 11명, 해외동반휴직 8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선거철 휴직 급증 현상은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2022년에는 제20대 대통령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연이어 치러지며 선관위 휴직자가 218명까지 늘었다. 이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됐던 지난해에도 대선을 앞둔 5월 기준 휴직자가 145명에 달했다.
반면 전국 단위 주요 선거가 없던 시기에는 휴직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2019년에는 보궐선거만 치러져 휴직자가 106명이었고, 재보궐선거 직후였던 2021년에는 91명으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형 선거를 앞두고 휴직 규모가 유독 커지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올해는 중앙선관위가 사전에 “불요불급한 휴직을 자제해달라”는 공문까지 보냈음에도 휴직자 수가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시도선관위에 보낸 공문에서 “향후 관리하는 선거에서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휴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선관위는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개 채용 확대에 나서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공개 채용 인원은 2022년 24명에서 2023년 81명, 2024년 121명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도 115명을 선발했고, 올해 역시 108명을 채용했다.
반면 경력 채용 규모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선관위 경력 채용은 2022년 106명에서 올해 26명까지 줄었다. 이는 2023년 감사원 감사에서 일부 선관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드러난 이후 경력 채용 자체가 위축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감사원은 일부 선관위에서 간부 자녀가 경력 채용 방식으로 선발되는 과정에서 특혜 정황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후 선관위는 내부 감사를 강화하고 공개 경쟁 채용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인력 운영 기조를 바꿨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 채용 확대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선거 업무는 특정 시기에 폭발적으로 집중되는 특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사전투표와 본투표, 개표 준비가 동시에 진행되는 선거 직전에는 야간 근무와 주말 근무가 반복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선관위 내부에서는 “선거철 업무 강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각에서는 선거관리 업무 특성상 ‘상시 인력 부족 구조’가 이미 고착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방선거의 경우 전국 기초·광역단체장과 지방의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만큼 업무량이 특히 많다. 여기에 최근에는 허위정보 대응과 온라인 선거운동 감시 업무까지 늘어나면서 실무 부담도 커졌다는 평가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핵심 절차인 만큼 관리 기관의 안정적인 운영 역시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사전투표 관리 논란과 채용 비리 문제 등이 잇따라 불거지며 선관위 신뢰도 자체가 흔들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선거철에만 업무가 집중되는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상시 인력 운영 체계를 개편하거나, 지역별 지원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식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육아휴직과 가족돌봄휴직 같은 법적 권리는 보장하되, 선거 업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별도의 지원 체계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