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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곽종근 직접 겨누는 여권… ‘증언 신뢰성’ 흔들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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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핵심 증인인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등 핵심 증인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들의 발언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내란 프레임’이 작동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야권과의 ‘커넥션 의혹’도 꺼내 들었다. 증언의 신빙성을 물고 늘어지면서 탄핵심판의 불공정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3일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 핵심 증인인 곽 전 사령관과 홍 전 차장의 진술 ‘신빙성’을 문제 삼고 나섰다. 헌법재판소가 지정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이 이날을 마지막으로 끝나고, 추가 변론기일 지정이 없는 경우 선고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여론전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자신을 향한 ‘내란 프레임’의 시작으로 곽 전 사령관과 홍 전 차장의 ‘증언’을 지목한 바 있다. 이들이 국회와 유튜브 등 공개적으로 발언을 시작한 지난해 12월 6일을 기점으로 ‘정치 공작’이 본격화했다고 주장하면서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국민의힘도 편승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특전사령관의 행태를 보면 좀 이상한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여권은 당사자들의 진술이 바뀌었고 관련자들의 증언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언급한 곽 전 사령관이 ‘끌어내라’는 대상에 대해 ‘의원’, ‘인원’ 등을 혼용해서 쓴 것은 여권의 주된 비판 지점이다. 홍 전 차장이 작성했다는 ‘체포명단 메모’ 역시도 여권이 불신하는 대상이다. 조태용 국정원장은 이날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해 홍 전 차장이 메모를 작성한 장소와 시점 등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메모를 신뢰할 수 없다는 취지다.

조 원장은 해당 메모가 여러 가지 버전이라고도 주장했다. 홍 전 차장이 직접 작성한 메모와 그것을 보좌관이 옮겨 적은 두 번째 메모, 보좌관이 기억나는 대로 쓴 세 번째 메모 등이다. 세 번째 메모의 경우 보좌관은 파란색 펜으로 이름만 적었는데, ‘방첩사’ 등 가필된 부분이 있다는 취지로 조 원장은 주장했다. 해당 메모의 존재는 작성한 보좌관을 통해 확인했다고 조 원장은 설명했다.
◇ ‘민주당 커넥션’ 제기하는 여권

여권은 증인들이 믿을 수 없는 주장을 내놓은 배경에 민주당이 있다고 보고있다. 이들과 민주당 사이에 ‘검은 커넥션’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1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제기한 민주당 의원들의 곽 전 사령관 ‘회유’ 주장은 일례다. 성 의원은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과 면담 내용이라며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6일 곽 전 사령관을 자신의 유튜브에 출연시키며 미리 답을 준비시켰다고 했다. 같은 달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은 곽 전 사령관에게 답을 강요하고 리허설을 시켰다고 성 의원은 주장했다.

홍 전 원장에 대해선 ‘인사청탁’ 의혹을 제기했다. 조 원장은 이날 변론기일에서 “지난해 여름쯤 정보위에서 지난 정부 국정원에 계셨던 어느 야당 의원께서 홍 전 차장을 지목하면서 ‘차장이 내가 국정원에 있을 때 유력한 사람을 통해서 나한테 인사청탁을 하지 않았느냐’라고 말했다”며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조 원장은 이러한 사정이 홍 전 차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우려하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을 통해 “홍 전 차장과 민주당에 의한 ‘정치공작 게이트’가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측은 곽 전 사령관과 홍 전 차장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전면에 앞세워 헌재를 압박하겠다는 심산이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날 헌재가 공정성을 담보한 재판을 하지 않는다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대리인단 총사퇴’를 염두에 두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러한 여권의 공세가 터무니없다는 반응이다. 홍 전 차장의 청탁 의혹과 관련해 국정원장 출신 박지원 의원은 “사실 확인 팩트체크 하면 다 나오고 밝혀진다”고 했다. 곽 전 사령관 ‘회유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박범계 의원은 “윤석열의 파면이 임박했구나, 오죽했으면 파면을 면할 실오라기 같은 확률과 기대를 갖고 저런 거짓말을 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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