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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래미안, 자이인데 한 단어 더 붙으면 왜 가격 오르나요?
머니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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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시장에서 브랜드 아파트가 갖는 힘은 실로 대단하다. 1999년 롯데건설의 롯데캐슬’을 시작으로, 국내 아파트에 하나둘 브랜드가 생겨났다. 이후 건설사 간 경쟁이 가속화되자, 브랜드 로고는 단지 이름이라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아파트를 선택하는 주요 기준으로 자리 잡는다.
실제로 브랜드 아파트는 분양 시장에서 매번 엄청난 경쟁률을 자랑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는 중이다. 그런데 같은 브랜드라도 이름 앞뒤에 붙은 단어 하나로 가격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 단어는 어떻게 집값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걸까? 아파트 이름에 숨겨진 비밀을 한 번 파헤쳐 보도록 하자.
프리미엄 브랜드로 눈길
2000년대 초반 성행했던 브랜드 경쟁에 다시 불이 붙은 건 2010년 이후부터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주택 부문의 대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조합원을 사로잡기 위한 카드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세웠다. 기존 아파트 브랜드보다 한층 더 고급스러운 단지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대림산업의 경우, 반포 재건축 수주를 위해 ‘아크로’라는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평당 1억’의 포문을 연 반포 아크로리버파크가 바로 이 고급화 전략의 산물 중 하나다. 아크로리버파크의 성공 이후로, 건설사들은 별도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주택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삼성물산과 GS건설은 다른 행보를 보여주는 중이다. 이들은 새로운 브랜드가 아닌 기존 간판 브랜드에 ‘펫네임’을 붙이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2009년 반포주공 2단지에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라는 이름을 붙이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수주를 얻어낸 강남 재건축 단지명에 래미안 신반포팰리스, 래미안 루체하임 등의 독특한 펫네임을 선보이기 시작한다. GS 건설 역시 신촌 그랑자이, 서울숲 리버뷰 자이 등 지역 특색에 맞는 펫네임으로 재건축 단지를 사로잡았다.
이름값이 결정하는 ‘집값’
이처럼 두 건설사는 브랜드의 상징은 살려 강남에 래미안 타운, 자이 타운을 조성하고 있다. 나아가 펫네임으로 단지의 특장점을 드러내 사람들에게 해당 아파트를 지역 내 대표 단지로 각인시키기는 중이다. 이미 유명 아파트 단지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펫네임이 소비자에게 단지를 어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으로 자리한 것이다.
같은 브랜드도 가격 차이 존재
두 단지는 한신 4차 아파트를 사이에 두고 위치해 비슷한 입지를 지닌 곳들로 평가받는 곳이다. 신반포센트럴자이가 2020년 4월 입주를 시작한 신축 단지이긴 하지만, 펫네임을 통해 ‘반포’라는 지역을 더 잘 드러내고 있어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