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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더 위력 체감한 김민, 완성형 향해 일보전진[SS집중분석]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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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아직은 갈 길이 멀다. 구위는 리그 최고 수준이지만 절묘한 코너워크 요구할 수 있는 투구 밸런스나 제구력이 아니다. 그래도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을 수 있는 굵직한 힌트를 거머쥐었다. KT의 미래이자 현재가 돼야 하는 김민(21)이 사령탑의 요구대로 슬라이더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결과부터 돋보인다. 김민은 23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98개의 공을 던지며 5.2이닝 2안타 7볼넷 1실점하며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올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안타 10개를 맞으며 7실점했던 모습에서 벗어나고 있다. 김민은 지난 16일 삼성전에서도 6이닝 3실점으로 올해 첫 퀄리티스타트와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당시도 그는 슬라이더 비중을 크게 높이며 삼성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었다. 그리고 이날도 네 가지 구종 중 슬라이더를 가장 많이 던졌다. 98개의 공 중 슬라이더가 42개에 달했다. 포심 패스트볼은 23개, 투심 패스트볼은 31개였다.

절묘한 순간 승부구로 삼은 슬라이더가 빛났다. 김민은 3회말 연달아 볼넷 3개를 범하며 무사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채은성을 상대로 슬라이더로 타이밍을 빼앗아 3루 땅볼 5~2~3 더블플레이를 유도했다. 패스트볼 타이밍에서 채은성이 스윙했는데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너무 앞에서 히팅포인트가 형성되면서 김민은 최상의 결과를 얻었다. 김민은 다음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최대 위기를 극복했다.

김민의 장점은 뚜렷하다. 150㎞에 육박하는 패스트볼 구위다. 이날도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 149㎞, 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 150㎞를 찍었다. 하지만 아직 자유롭게 패스트볼을 컨트롤하지 못한다. 3회말 볼넷 3개를 범하는 과정에서도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다. 패스트볼 코너워크가 불안한 상황에서 로케이션이 아닌 타이밍으로 타자를 공략해야 한다.

때문에 KT 이강철 감독은 공개적으로 김민이 슬라이더를 구사할 것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지난 17일 “KBO리그 타자들이 빠른 볼을 얼마나 잘 치나. 우리는 민이에게 슬라이더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꾸준히 말했다. 하지만 본인은 아니라고 하더라. 그래서 우리도 ‘결정은 네가 하는 것이니 알아서 해보라’고 했다”고 힘줘 말했다.

이 감독의 작심발언은 고스란히 김민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150㎞ 강속구를 머릿속에 넣어둔 타자들에게 130㎞대 초반 슬라이더는 까다롭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날 KT는 김민의 호투와 멜 로하스 주니어의 KBO리그 통산 세 번째 양타석 연타석 홈런을 앞세워 6-2로 LG를 꺾었다. 로하스는 유한준, 강백호, 황재균의 부상 이탈을 홈런쇼로 메웠고 김민은 배제성, 소형준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이어갔다. 리그 최연소 영건 선발 트리오가 절차탁마하며 성장할 때 KT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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