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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교도소 사진에 한번, 이걸 찍은 사람에 두 번 놀란 이유
스마트인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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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와중에 한 교도소에서 수용자들을 콩나물시루처럼 다닥다닥 밀집시킨 사진이 공개돼 충격을 주었는데요. 무자비한 형벌로 악명 높은 이 교도소에서 수용자 몇 백 명을 한데 모아놓은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the_ad id="538"]
이는 현재 1만 2862명의 갱 조직원들이 수감 중인 엘살바도르 교도소입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갱단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수 백 명의 수용자들이 무장 경찰의 감시하에 속옷만 입은 채 바닥에 빽빽이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겼는데요.
수용자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얼굴이 앞사람의 등에 닿을 정도로 몸을 밀착하고 있어 충격을 안겼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가 계속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 세계가 강력히 권고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정부 당국이 앞장서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터져 나왔죠.[the_ad id="535"]
엘살바도르 교도소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세계에서 살인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지목될 만큼 강력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엘살바도르엔 일명 마라(maras)로 불리는 끔찍한 범죄를 일삼는 폭력조직원들이 7만 명에 달하며 이는 경찰 2만 3천 명, 군대 2만 명을 더한 것보다 많은 숫자죠. 2018년 집계된 엘살바도르의 살인율은 인구 10만 명당 51명으로 미국보다 10배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따라서 과포화 상태인 교도소에서 폭동도 빈번하게 일어나며 범죄조직 우두머리들은 이 속에서 살인 지시 등 ‘옥중 경영’을 이어가기도 합니다. 워낙 흉악범들이 많고 관리도 만만치 않아 엘살바도르 교도소에서는 군대가 직접 수용자들을 관리하고 있죠.[the_ad id="536"]
그런데 이 사진을 올린 사람이 엘살바도르의 대통령이어서 더욱 충격을 주었는데요. 나이브 부켈레는 지난해 취임한 최연소 대통령으로, 취임하자마자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그는 갱단 간의 파벌싸움을 중단시키겠다며 갱단 조직원들을 뒤섞어 수감시킬 것을 명령하는 등 조치를 연달아 발표했죠.
취임 직후부터 강력한 범죄 대책을 펼치며 갱단 소탕에 매달려온 그는 지난달 28일 집무실 트위터 계정을 통해 교도소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지난 24일, 부켈레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많은 24건의 살인이 발생하자 내린 특단의 조치로 보입니다.[the_ad id="537"]
부켈레 대통령은 전국 교도소에 '24시간 봉쇄령'을 내리고 감방 철창에 판을 덧대 마주한 감방끼리의 소통을 차단했습니다. 또 교도소에서 범죄 지시가 이뤄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같은 갱단 조직원끼리 한방에서 지내지 못하도록 하고, 범죄 지시를 내릴 수 있는 두목급은 전부 독방에 가뒀죠.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면회는 일절 금지했습니다.
논란의 사진은 수용자 검열 및 감방의 재배치를 위해 수감자들을 소집하는 과정에 찍힌 것입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습니다. LA 타임스는 엘살바도르 교도소가 죄수들을 집단으로 몰아넣는 바람에 남미에서 감염 예방을 위한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고 보도했죠. 감방이 밀집된데다 비누와 물도 적은 등 코로나 확산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한편, 교도소의 이런 열악한 조건에 대해 국제 인권단체가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의 덩컨 터커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비인간적인 사진”이라며 엘살바도르 당국을 비판했죠. 논란이 커지자 부켈레 대통령은 “영상이 찍힌 바로 다음 날도 살인이 일어났다”며 강력 범죄를 막기 위한 조치임을 어필했는데요. 일각에서는 “피해자들 인권을 더 우선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등 갑론을박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the_ad id="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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