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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망이 내려친 '분도의 배트질'...사자 군단을 깨웠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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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는 양 팀 선발투수의 호투에 타자들이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삼성 타자들은 우타자 바깥쪽에서 몸쪽 아래로 예리하게 떨어지는 브랜든의 커터에 계속해서 방망이가 헛돌았다. 브랜든은 지난 시즌 삼성전 3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0.90이라는 극강의 면모를 보였던 천적으로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이 넘쳤다. 계속해서 허공을 가르는 삼성 타자들의 모습을 보며 미소를 보이며 손쉽게 경기를 이끌어가는 듯했다.
타석에는 이재현이 들어섰지만, 브랜든의 마구 같은 커터에 헛스윙하고 삼진을 당했다. 자신에게 화가 난 이재현은 한 손으로 방망이를 들고 강하게 바닥에 내려치며 분을 삭히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삼성 더그아웃은 분위기가 달랐다. 승부욕에 불타 조금은 과격한 표현으로 자책한 이재현의 모습에 이병규 수석코치는 질책보다 "잘했어. 괜찮아"라며 박수치며 격려했고 동료들도 화이팅을 외치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이재현의 분노의 배트질은 삼성 선수들의 승부욕을 깨웠다.
한편 시즌 개막전만 해도 삼성을 하위권 전력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삼성의 기세가 무섭다. 시즌 19승 1무 13패를 기록한 3위 삼성은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왕조 부활을 알리고 있다. 신구조화가 제대로 이뤄진 삼성의 계속된 승전보에 왕조 시절 응원가였던 엘도라도가 7년 만에 부활했고 오랜만에 삼성 팬들은 가을야구 기대감에 부풀어있다. 사자 군단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시즌이다
[삼진을 당한 이재현이 배트를 내려치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