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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이 없다” 류현진의 비밀번호 258, 고척에선 뜨거운 맛? 창원에선 아찔한 맛[MD창원]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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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한화 이글스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이 없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은 18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이 미세먼지로 취소되기에 앞서 류현진(37, 한화 이글스)을 두고 위와 같이 얘기했다. 그러면서 “2-5-8 라인으로 들어오는 공이 거의 없다. 어제도 한 5개 정도?”라고 했다.
류현진/한화 이글스
강인권 감독이 말한 2-5-8 라인은 비단 류현진에게만 중요한 키워드는 아니다. 대부분 투수가 2-5-8라인을 의식한다. 5번은 가장 위험하니 되도록 피해야 한다. 물론 모든 투수에게 해당되는 건 아니다. 2번과 8번은 상황에 따라 이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2번과 8번도 5번에 가까운 2번과 8번이라면 위험성은 커진다.

강인권 감독이 말한 2-5-8은 스트라이크 존을 9등분한 것을 의미한다. 상단 라인의 왼쪽부터 1-2-3이고, 중간라인의 왼쪽부터 4-5-6번이다. 하단라인의 왼쪽부터 7-8-9번. 즉, 5번이 한 가운데다. 얻어맞을 확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2번은 상단, ABS 시대에 ‘뜨거운 감자’와도 같은 구역이다. ABS에선 기존 2번에서 공 하나 정도 더 높아도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온다.

결국 강인권 감독은 류현진이 17일 창원 NC전서 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이 하나도 없었다는 말을 하고 싶은 셈이다. 경기 후 KBO로부터 받은 태블릿 PC로 류현진의 투구를 분석해보니, 98개의 공 중 3~5개 정도의 공을 제외한 모든 공이 좌우 보더라인으로 향했다.

류현진이 류현진답게 돌아왔다는 얘기다. 류현진은 이날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2볼넷 3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사실 KBO리그 복귀 후 처음으로 7이닝을 소화하면서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했다. 최고의 투구였다.

그럼에도 류현진이 통산 100승을 미룬 결정적 원인은 4회초 2사 1,2루서 김성욱에게 내준 좌월 스리런포였다. 당시 공이 약간 가운데에서 몸쪽으로 몰렸다는 게 김성욱, 강인권 감독, 한화 최원호 감독의 회상이다. 우타자가 딱 치기 좋은 코스였다.

이걸 제외하면, 류현진은 류현진답게 돌아왔다는 게 최원호 감독의 진단이다. 그는 “커터 하나 실투가 있었다. 정타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점점 안정된 피칭을 한다. 7이닝도 처음으로 던졌는데, 100개가 넘어갈 수 있는데 괜찮겠냐고 물어보니 괜찮다고 해서 내보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좌우 코너워크가 된다.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줄었다”라고 했다. 자연스럽게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하는 경우가 많았고, 좋은 결과를 냈다.

류현진은 5일 고척 키움전서 4.1이닝 9피안타 2탈삼진 2볼넷 9실점으로 메이저리그 커리어까지 통틀어 역대 최악의 투구를 했다. 당시 5회에 갑자기 1~2구에 안타를 ‘빵빵’ 얻어 맞았다. 7연타자 연속 피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대부분 공이 2번과 5번에 들어갔다. 당시 최원호 감독은 “코너워크”라고 했다.

사실, 류현진처럼 커맨드가 좋은 투수에게 해당되는 미션이다. 커맨드와 제구력이 안 좋은 투수에게 코너워크를 하라고 하면, 더더욱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다양한 구종을 던지며 2-5-8번을 공략하는 게 답일 수 있다.

그러나 원래 2-5-8번을 외면한 류현진에겐, 구속으로 타자를 압도하기 힘든 류현진에겐 계속 2-5-8번의 외면이 중요하다. 강인권 감독과 최원호 감독은 결국 같은 얘기를 했다. 2-5-8번을 외면하기 시작한 류현진은 류현진답게 빠르게 돌아왔다. 결국 류현진의 2-5-8번은 고척에서 키움 타자들에게 뜨거운 맛을 봤다면, 창원에선 김성욱에게 한 방을 맞으며 아찔한 맛을 봤다.
류현진/한화 이글스
통산 100승은 어차피 시간문제.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의 평균자책점(현재 5.33)도 류현진스럽게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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